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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이영학 13억 후원금 확인…실제 딸 치료비는 ‘1억600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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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 [중앙포토]

이영학. [중앙포토]

여중생 살해와 시신유기 혐의로 구속된 이영학이 지난 13년간 14억가량의 후원금과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이영학의 후원금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중랑경찰서는 지난 2005년 1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그의 딸과 아내의 후원계좌 3개를 분석한 결과, 모두 12억8000만원의 후원금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영학은 딸이 '거대백악종'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지만, 수술비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모금에 나섰다. 하지만 이영학이 평소 고급 차를 끌고 다니는 등 다른 곳에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15일 경찰은 전담팀을 꾸려 이영학의 후원계좌뿐 아니라 가족과 지인 등의 계좌도 함께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이영학 계좌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송금된 1억6000만원가량이 실제 딸의 진료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영학의 딸은 2005년부터 10년간 서울대병원에서 5차례 큰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경찰은 이영학이 다른 계좌에 송금하고 수신자명을 '서울대병원'으로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어 정확한 치료비 규모는 더 확인해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경찰은 이영학이 체포되기 전 계좌에 남아있던 3000만~4000만원과 서울대병원에 송금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11억원의 용처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영학이 2005년 1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정부로부터 1억2000만원의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은 사실도 추가 확인했다.

경찰은 후원금에 대한 소득신고 없이 기초생활비를 수령한 것인지 확인해 실소득 대비 부정수급 규모를 특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영학이 장애 등급을 받은 경위도 들여다보고 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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