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섭과 신경전 문성민 "팀 사기 위해 물러설 수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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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현대캐피탈전 3세트에서 신경전을 벌이는 김은섭(왼쪽)과 문성민. [사진 한국배구연맹]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현대캐피탈전 3세트에서 신경전을 벌이는 김은섭(왼쪽)과 문성민. [사진 한국배구연맹]

주장에겐 신경전도 임무였다. 현대캐피탈 문성민(31)이 코트 안팎에서 팀원들을 이끌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현대캐피탈은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도드람 V리그 1라운드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2, 22-25, 28-26, 25-22)로 승리했다. 현대캐피탈은 2승1패(승점5)를 기록하면서 3위로 올라섰다. 안드레아스가 22점, 문성민이 18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첫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던 박주형도 공격과 수비, 모두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지난해 챔피언 현대캐피탈은 개막 이후 2경기에서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다. 대한항공과의 개막전에선 첫 세트를 내주고도 내리 3세트를 따내 역전승을 거뒀다. 문성민과 새 외국인선수 안드레아스가 나란히 활약했다. 하지만 KB손해보험전에선 강서브에 휘둘리며 0-3으로 졌다. 최태웅 감독에게도, 선수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주장 문성민은 "KB손보가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많이 처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오늘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분위기를 좋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우승 때문에서 선수들이 부담을 가진 것 같다. 감독님도 '초심을 찾으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즐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3세트에서 문성민은 우리카드 미들블로커 김은섭(28)과 언쟁을 벌이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문성민은 "경기를 하다 보면 그런 경우가 생긴다. 그 상황에서 자신이 피하면 팀 전체 사기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김은섭이 그렇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뒤 김은섭 선수가 사과를 했고, 나도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후배라서 먼저 사과를 하러 온 것 같다. 만약 내가 후배였다면 먼저 갔을 것"이라고 웃었다.

현대캐피탈은 개막 전부터 악재를 맞았다. 외국인선수 바로티가 훈련 도중 발목을 다쳤다. 개막을 앞두고 급하게 안드레아스를 영입했다. 그 바람에 윙스파이커로 포지션을 바꾸려던 문성민도 지난 시즌 소화했던 아포짓으로 돌아갔다. 개막전에선 안드레아스가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2경기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문성민은 "외국인선수 선발제도가 트라이아웃으로 바뀌면서 국내선수들이 잘 해야 팀이 안정될 수 있도록 바뀌었다. 우리가 분위기를 만들어서 안드레아스와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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