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경기가 우리 모습이었으면 좋겠네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의 바람이 이뤄졌다. 현대캐피탈이 우리카드를 꺾고 시즌 2승째를 거뒀다.
현대캐피탈은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7-18시즌 도드람 V리그 1라운드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2, 22-25, 28-26, 25-22)로 승리했다. 현대캐피탈은 2승1패(승점5)를 기록해 3위로 올라섰다. 우리카드는 파다르가 양팀 통틀어 최다인 27점을 올렸으나 2연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챔피언 현대캐피탈은 개막 이후 2경기에서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대한항공과의 개막전에선 첫 세트를 내주고도 내리 3세트를 따내 역전승을 거뒀다. 문성민과 새 외국인선수 안드레아스가 나란히 활약했다. 하지만 KB손해보험전에선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KB손보의 강서브에 허물어지며 0-3 패를 당했다. 현대캐피탈이 프로 출범 이후 KB손보에게 셧아웃을 당한 건 처음이었다. 최태웅 감독은 "황택의의 서브가 너무 좋았다. 나 스스로도 반성했다. 이기기 위한 배구를 하려고 선수들을 너무 다그친 게 아닌가 싶었다"고 말했다.
1세트 초중반은 문성민의 원맨쇼였다. 현대캐피탈은 1-1에서 우리카드의 연속 범실과 안드레아스, 문성민의 연속 퀵오픈으로 5-1까지 달아났다. 11-9로 추격당했을 땐 리시브가 흔들렸지만 문성민이 러닝 스파이크를 성공시켰다. 문성민은 15-13에선 1세트 두 번째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1세트 중반 결국 안준찬을 빼고 나경복을 투입시켰다. 개막전에서 허리를 다친 나경복은 전날까지 훈련도 제대로 못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몸 상태가 좋아져 코트에 섰지만 반전을 만들기엔 부족했다. 현대캐피탈은 박주형의 공격으로 1세트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몸이 풀린 나경복이 2세트 초반 날아올랐다. 문성민의 백어택을 가로막은 데 이어 퀵오픈을 성공시켜 3-0을 만들었다. 7-6에서도 오픈공격을 성공시켰다. 접전으로 펼쳐지던 2세트 중반 우리카드는 주도권을 잡았다. 14-14에서 신으뜸의 퀵오픈, 파다르의 서브득점, 김은섭의 블로킹이 연이어 터져 3점 차로 달아났다. 파다르가 2세트에만 7득점을 올린 우리카드는 세트스코어 1-1로 균형을 맞췄다.
팽팽한 승부를 벌이던 3세트에서 먼저 달아난 건 현대캐피탈이었다. 10-10에서 안드레아스와 신영석의 오픈이 터지면서 15-11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우리카드가 저력을 발휘했다. 김은섭의 블로킹, 신으뜸의 서브 에이스로 15-15 동점을 만들었다. 분위기가 뜨거워지면서 선수들의 감정도 격화됐다. 김은섭과 문성민이 신경전을 벌이다 나란히 레드카드를 받으면서 1점씩을 내줬다. 서브순서를 두고 양팀 벤치에서 서로 항의를 하는 장면도 나왔다.
듀스 접전의 승자는 현대캐피탈이었다. 현대캐피탈은 26-25에서 박주형이 1대1 공격을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었다. 박주형은 이어진 랠리에서 멋진 플로터 서브에 이어 두 차례 디그를 성공시켜 안드레아스의 득점을 이끌었다. 우리카드는 26-27에서 나경복의 공격이 밖으로 나가면서 그대로 세트를 내줬다. 안드레아스는 3세트에서만 12점을 폭발시켰다.
4세트를 마무리지은 건 문성민이었다. 3세트에선 숨죽였던 문성민은 4세트 들어 오픈, 시간차, 후위공격 등 다양한 공격을 펼쳤다. 안드레아스 대신 투입된 송준호도 제 몫을 하며 문성민을 도왔다. 최태웅 감독은 4세트 후반 다시 안드레아스를 투입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안드레아스와 문성민은 각각 22점, 18점을 올렸다.
김천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IBK기업은행이 도로공사를 3-2(25-15, 25-20, 22-25, 17-25, 15-11)로 물리치고 2승1패를 기록했다. 도로공사 이바나는 36점을 올리며 여자부 시즌 첫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6개, 블로킹 3개, 서브득점 3개)을 달성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