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 사고 당시 기관사 실형

중앙일보

입력

19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에서 30대 남성이 스크린도어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 보존을 위해 스크린도어가 열린채로 지하철이 운행되고 있다. [중앙포토]

19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에서 30대 남성이 스크린도어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 보존을 위해 스크린도어가 열린채로 지하철이 운행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에서 회사원이 전동차 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법원은 사고 열차 기관사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김용찬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기관사 윤모(48)씨에게 금고 1년, 관제사 송모(47)씨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김 판사는 “열차출입문과 승강장안전문 사이에 피해자가 끼게 된 것은 피해자의 과실이 크고 윤씨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윤씨의 과실이 피해자의 사망의 직접적이고 주된 원인이 됐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또 “송씨는 사건 당시 열차 운행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결국 윤씨에게 ‘정상운행 후 방화역에서 확인하라’는 잘못된 지시를 했다”며 “송씨의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19일 오전 7시15분께 김포공항역에서 회사원 김모(36)씨가 전동차 출입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의 좁은 틈에 끼었으나 이를 확인하지 않고 전동차를 출발시켜 김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윤씨는 이날 김포공항역에서 승객을 승하차시킨 후 문을 닫고 출발하려던 중 김씨로부터 ‘문을 열어달라’는 비상호출 인터폰으로 요청을 받았다. 윤씨는 비상제동을 해 열차가 36㎝를 이동한 후 정차됐다.

윤씨는 열차 문 개방 버튼을 눌렀다. 문이 열리자 김씨는 열차에서 내렸다. 하지만 스크린도어 문이 열리지 않아 김씨가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낀 상태가 됐다. 윤씨는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27초후 열차 문을 닫고 출발했다. 김씨가 낀 상태에서 4.16m 가량 운행된 열차는 자동제어장치에 의해 급정지 됐다. 윤씨는 사소한 오류로 판단, 수동 운전으로 재출발해 5.83m 가량 더 이동했다.

이후 관제사 송씨는 윤씨에게 “승객경보가 2번 울렸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도 윤씨에게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았고 종합관제센터 폐쇄회로(CC)TV 채널을 돌려보지도 않아 김씨의 상태를 알지 못했다. 송씨는 응급상황이 아니라고 판단, 윤씨에게 “정상운행한 후 다음 역인 방화역에서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