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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서 결혼 보조금 주니 출산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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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19일 서울 롯데호텔 기자회견장에서 마쓰야마 마사지 일본 1억총활약상이 저출산·고령화 해결에 한국측과 협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최승식 기자]

19일 서울 롯데호텔 기자회견장에서 마쓰야마 마사지 일본 1억총활약상이 저출산·고령화 해결에 한국측과 협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최승식 기자]

한국의 지난해 출생아 수는 40만6000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일본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가 약 98만명으로 처음으로 100만명 선이 붕괴했다. 일본은 한국보다 저출산·고령화가 먼저 진행됐다. 한국이 10~15년 뒤에서 일본을 따라간다.

마쓰야마 일본 1억총활약상 #아베 총리가 나서 저출산 정책 추진 #일본 출산율 2014년부터 계속 올라 #젊은층 안심하고 애 낳을 수 있어야

이러한 동병상련을 겪는 한·일 양국의 저출산 해소 대책이 유사한 게 많다. 일과 생활의 균형, 청년층의 경제적 기반 강화 등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하지만 대통령 리더십이 받쳐주지 않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꾸준히 밀고 나간다. 출산율도 2014년 1.42명, 2015년 1.46명으로 오름세다.

아베 총리의 강력한 의지의 상징이 인구 문제를 총괄하는 ‘1억총활약상(장관)’이다. 2015년 인구문제 전담 장관을 만들었다. 1억총활약상의 주된 역할은 50년 후에도 인구 1억명을 유지하는 것이다. 지난 8월 임명된 마쓰야마 마사지(松山政司) 1억총활약상이 19일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한·일 인구 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집권 자민당 참의원인 마사지 1억총활약상은 과학기술담당상을 겸직하고 있다. 그는 “젊은 세대가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장관은 19일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두 나라 기자들이 몰렸다. 다음은 일문일답.

일본은 최근 어떤 정책을 추진하고 있나.
“아베 총리가 만 3~5세 무상 보육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0~3세 보육과 고등 교육은 저소득층에 한해 무상화를 내놨다. 사회 제도를 모든 세대에 맞춰 바꾸는 걸 발표했고, 젊은 세대와 아이들을 위해 투자한다고 명확히 이야기할 수 있다.”
일본은 ‘지방 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앙 정부 외에 각 지자체의 자체 대책이 효과를 보고 있나.
“일본 지자체에선 최근 2년새 수억엔의 예산을 들여 결혼을 희망하는 사람을 지원하고 있다. 남녀 중 결혼 희망자가 지자체에 등록하면 서로 만나서 교제하고 결혼하도록 돕는다. 이처럼 보조금 지원을 받아 결혼하고 아이 낳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결혼 지원 정책을 계속 해나갈 생각이다.”
만약 10년 전으로 시계를 돌린다면 어떤 점부터 시급하게 고치고 싶은가.
“현재 시행 중인 정책을 되도록 빨리 시행했으면 좋았을 거라고 본다. 하루라도 이르게 빨리 보육과 교육 등의 부담을 줄이려 실천했을 것이다. 첫 아이를 낳는 용기를 갖도록 환경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일본은 저출산으로 청년 실업이 해소되는 역설적 상황이 만들어졌다. 어떻게 생각하나.
“청년 고용 상황이 최근 5년새 굉장히 많이 개선됐다. 국내 47개 도도부현(지자체)이 모두 그렇다. 저출산·고령화로 많이 힘들긴 하지만 젊은층의 고용 면에선 굉장히 좋은 측면도 있다.”
저출산 정책을 추진하면서 어떤 점을 깨달았나.
“일본은 현재 저출산에 있어서 굉장한 위기 상황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래서 총리를 선두로 해서 저출산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한·일 양국이 비슷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것 같다. 결혼과 출산, 육아하기 좋은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앞으로도 양국이 협력해나갔으면 한다.”

이날 한·일 인구 장관회의에 참석한 박능후 장관과 마사지 총활약상은 양국의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공유하고 미래 인구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확인했다. 또한 동아시아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고 중국 등 주변국을 추가로 합류시키는 방안을 추진키로했다.

박 장관은 “저출산 고령화 대응을 위해 양국 전담 부처가 지속적으로 만나서 논의할 것”이라면서 “일본 정부가 저출산 원인과 대책을 아주 간결하게 파악하고 집중하고 있다는 걸 발견한 것이 이번 회의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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