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홈런쇼의 승자는 두산 베어스였다.
두산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2차전에서 홈런 4방을 포함해 15안타를 터뜨려 17-7로 이겼다. NC에게 1차전을 내줬지만, 두산은 이날 이기면서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3차전은 20일 NC의 홈구장인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다.
양 팀은 홈런쇼를 펼쳤다. 두산이 4홈런, NC가 4홈런을 터뜨렸다. 8홈런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홈런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7홈런이었다. 1999년 10월 20일 대구시민구장에서 열린 롯데(3개)와 삼성(4개)의 플레이오프 7차전, 2009년 10월 1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1개)과 SK(6개)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기록됐다.
아울러 잠실구장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홈런이기도 하다. 종전 기록은 1999년 10월 10일 플레이오프 1차전 한화-두산전에서 기록한 6홈런(한화 3개, 두산 3개)이었다.
잠실구장은 한국에서 가장 큰 야구장이다. 좌·우 길이는 100m, 중앙은 125m다. 그래서 홈런이 잘 나오지 않는다. 거기다 투수들의 집중력이 높아지는 단기전에서는 장타가 줄어드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 팀은 홈런쇼를 보여줬다.
홈런쇼의 승자는 두산이었다.
1회 말 두산 박건우가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다. 바로 2회 초 NC가 지석훈 솔로홈런, 김성욱 투런 홈런으로 3-1로 역전했다. 그러자 1-4로 뒤진 3회 말 두산 김재환이 동점 스리런포를 쏘아올렸다. 그러나 NC는 5회 초 나성범의 투런포로 6-4로 재역전했다.
두산도 방망이를 열심히 돌렸다. 그리고 6회 말 35분동안 8점을 뽑으면서 빅이닝을 만들었다. 무사 만루에서 최주환이 역전 만루 홈런을 날렸다. 최주환은 포스트시즌 첫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했다. 김재환의 스리런포까지 더해 두산은 12-6으로 점수를 벌렸다.
6회 말 8점은 플레이오프 한 이닝 최다 득점이자 최다 타점 타이기록이다. 1991년 10월 3일 플레이오프 4차전 빙그레-삼성 경기에서 빙그레가 한 이닝 동안 8득점, 8타점을 기록했다.
7회 초 NC 스크럭스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NC의 4번째 홈런이었지만 이미 점수가 크게 벌어졌다.
양 팀의 타격전에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득점, 최다 타점 기록도 세워졌다. 두산이 17점, NC가 7점을 올려 양팀 합쳐 24득점, 24타점을 냈다. 종전 최다 득점과 최다 타점은 각각 18득점, 18타점이었다.
17타점을 기록한 두산은 포스트시즌 팀 최다 타점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도 두산이 세웠다. 2001년 10월 25일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6타점을 기록한 바 있다.
◇'승장' 김태형 두산 감독
"1승1패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왔다. 생각했던 것보다 선발투수들이 초반에 점수를 많이 주고 있다. 그래도 선발투수들을 믿어야 한다. 힘으로 맞붙어서 이기는 수밖에 없다. 오늘 선발 장원준이 던질 수 있는 데까지 던져야 경기가 풀릴 거라고 생각해서 계속 올렸다. 다행히 타자들이 잘 쳐줘서 이겼다. 닉 에반스는 장타력이 있지만 컨택능력이 좋지 않아서 대신 상대 선발 이재학 공을 잘 칠 수 있는 최주환을 넣었다."
◇'패장' 김경문 NC 감독
"타자들은 생각보다 두산 선발 장원준 공략을 잘했다. 그런데 불펜에서 점수를 많이 내줬다. 선발 이재학에게 자신감을 주기 위해 밀고 나갔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원종현, 김진성 등보다 맨쉽을 더 믿어서 내보냈는데 실점했다. 다음에는 맨쉽이 잘해서 이겨줄거라 믿는다. 3차전 선발은 해커인데 4차전 선발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오늘 나온 불펜 투수들 중 있을 것 같다. 아직 힘있는 불펜 투수가 있다고 본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