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비공식만찬→정상회담→NSC참석···트럼프·아베 2박3일 밀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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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5~7일 방일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골프 외교’를 펼칠 장소는 ‘금녀(禁女) 클럽’으로 악명을 떨쳤던 ‘가스미가세키(霞ヶ関) 컨트리 클럽’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방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를 즐기고 있다. [플로리다 교도=연합뉴스]

지난 2월 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방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를 즐기고 있다. [플로리다 교도=연합뉴스]

18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도착하는 5일 곧바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골프 라운딩을 하기 위해 사이타마(埼玉)현 가와고시(川越)시에 있는 ‘카스미가세키 컨트리 클럽’으로 향할 예정이다. 1929년 개장한 이 골프장은 세계 100대 골프장에 선정되는 등 명문 경기장으로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 골프 종목이 이 곳에서 치러진다. 라운딩에 동석하는 프로골퍼 마쓰야마 히데키(松山英樹)가 2010년 아시아 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곳이기도 하다.

트럼프 '금녀 골프장'에서 라운딩...日 NSC도 참석 #여성출입 제한 '가스미가세키 클럽' #첫날 아베와 라운딩 뒤 비공식 만찬까지 #정상회담은 둘째날...美 대통령 첫 NSC 참석 #"미일동맹 견고한 유대 보여줄 절호 기회"

그러나 여성에게는 정회원 자격을 부여하지 않고, 일요일은 초청 손님이라도 여성은 라운드를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 등 ‘금녀 골프장’으로도 악명이 높았던 곳.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도쿄에서 여성이 회원이 되지 못하는 골프장이 있다는 건 불쾌하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최근 여성도 정회원 자격을 부여하도록 규정을 바꾸긴 했다.

트럼프 대통령 방일 시 아베 총리와 라운딩을 할 것으로 알려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 [사진=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 홈페이지 캡쳐]

트럼프 대통령 방일 시 아베 총리와 라운딩을 할 것으로 알려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 [사진=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 홈페이지 캡쳐]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날 라운딩을 한 뒤 비공식 만찬도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작년 11월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 트럼프와 만나 골프 클럽을 증정하기도 했다. 올 2월 미국을 방문했을 땐 트럼프 소유의 골프 코스에서 장장 5시간에 걸쳐 플레이를 했다. 둘은 이번에도 골프장에서 우애를 다진 뒤, 다음날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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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정상회담의 최대 의제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양국의 공조다. 노가미 코타로(野上浩太郎) 관방부장관은 “미일동맹의 견고한 유대를 재차 세계에 보여줄 절호의 기회”라며 벼르고 있다. 특히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도 참석한다. 양측은 북한에 경제, 군사 분야에 걸쳐 ‘최대한 압력’을 지속한다는 방침과 함께 미국의 ‘핵 우산’ 제공에 대한 약속도 재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미사일 방위를 포함한 미군과 자위대의 협력관계 강화도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북한이 지난 8월 29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자 일본 정부는 홋카이도, 아오모리 ·미야기현 등에 긴급 대피령을 내리고 아베 총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다.[도쿄=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8월 29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자 일본 정부는 홋카이도, 아오모리 ·미야기현 등에 긴급 대피령을 내리고 아베 총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다.[도쿄=연합뉴스]

트럼프는 납북 피해자인 요코타 메구미의 부모도 면담한다. 지난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코타 메구미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는 등 납치문제에 대한 두 정상의 공감도 두터워지고 있다. 닛케이 신문은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뿐 아니라 납치문제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은 미일 연대의 상징적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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