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3호기 냉각재 유출로 가동 중단…주민 '판도라' 불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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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양남면에 위치한 월성원전 1호기 전경. [사진 한국수력원자력]

경북 경주시 양남면에 위치한 월성원전 1호기 전경. [사진 한국수력원자력]

경북 경주 양남면의 월성 3호기(가압중수로형·70만㎾급) 원자로 내부에서 냉각재가 누설돼 18일 오전 10시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월성원전 3호기 냉각재 유출로 18일 오전 10시 가동 중단 #한수원 "기준치엔 미달…안전 운영을 위해 발전소 정지" #주민들 "무섭지만, 생계가 더 걱정…관리 잘해줬으면"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는 지난 5일 원자로 건물 내 냉각재가 누출된 것을 발견하고 8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했다. 이후 월성원자력본부는 11일 냉각재계통 밸브 관련 설비에서 냉각재가 누설된 것을 최종 확인했다. 누출된 냉각재는 17일 하루 110㎏ 정도로 하루 누출량의 기준치인 3만8880㎏의 0.28%정도다. 냉각재는 핵분열시 원자로의 온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한수원 측은 "기준치엔 미달이지만, 원전 안전 운영을 위해 발전소를 정지하고 정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월성1호기 계속운전이 결정된 2015년 경북 경주시 양남면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본부 홍보관 앞에서 인근 양북면, 양남면, 나아리 등 인근 주민들이 승인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월성1호기 계속운전이 결정된 2015년 경북 경주시 양남면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본부 홍보관 앞에서 인근 양북면, 양남면, 나아리 등 인근 주민들이 승인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지역 주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올 들어 원전 중단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3월 고리4호기가, 7월 한울5호기가 각각 운영이 중단됐다. 1997년 준공된 월성 3호기의 경우 준공 이후 이번이 13번째 중단이다.
 경주 양남면에서 국수집을 하는 김모(50)씨는 "너무 무섭다. 중단되면 어떻게 되는 것인지 우리끼리 이야길 나누고 한다. 하지만 무서운 것보다는 사실 이런 뉴스만 나면 국수집에 손님이 끊기니까 그게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백민석 경주 양남면 발전협의회장은 "원전이 일시 중단될 때마다 지역민들이 큰 타격 입는다. 불안감에 이곳을 찾는 사람이 뚝 떨어지니 음식점 등엔 장사도 안되고, 집값은 떨어진다. 정부에서 생계보장을 해 주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월성안전 본부에서 가동 중단이 되지 않도록 제대로 관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본부. 왼쪽부터 월성4호기, 3호기, 2호기, 1호기. 프리랜서 공정식

경북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본부. 왼쪽부터 월성4호기, 3호기, 2호기, 1호기. 프리랜서 공정식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한수원에서 최초 누출을 인지한 게 5일인데, 원안위에는 사흘 뒤인 8일에 보고가 됐다. 18일 멈추기 전까지 같은 부위에서 계속 냉각재가 유출되고 있는 상황 아니냐. 주민들 입장에선 불안한 게 당연하다"고 했다.

경주=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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