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준완 '선제 안타' (부산=연합뉴스) 한종찬 기자=15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5차전 NC 다이노스-롯데 자이언츠 경기. NC 김준완이 1회초 무사서 우전안타를 날리고 있다. 2017.10.15 sab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NC는 17일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을 13-5로 꺾었다.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VP)는 역전 결승 만루홈런을 포함해 6타수 3안타·5타점을 기록한 4번 타자 스크럭스였다. 하지만 '언성 히어로(숨겨진 영웅)'은 따로 있었다. 외야수 김준완(26)이었다.
김준완은 장충고, 고려대 재학 시절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1m74㎝, 73㎏로 비교적 작은 체구 때문에 지명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뛰어난 수비와 선구안 덕분에 2013년 육성선수로 NC에 입단했다. 프로에 뛰어든 김준완은 조금씩 존재감을 나타내더니 지난해 1군 선수로 자리잡았다. 122경기에 나가 타율 0.261(253타수 66안타), 1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시즌 김준완의 입지는 다시 줄어들었다.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0(124타수 31안타), 8타점을 기록했다. 선발로 출전한 건 24경기에 불과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들어 김준완은 재조명받고 있다. 이종욱, 김성욱과의 경쟁에서 다소 밀려나있었지만 준플레이오프 5차전부터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넓은 잠실구장 덕분에 톱타자로 나섰다.
김준완은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득점 2개를 올렸다. 하지만 진짜 활약은 수비에서 나왔다. 2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허경민이 친 우중간 타구를 잡아 재빠르게 던져 2루를 노린 허경민을 잡아냈다. 두산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2-4로 뒤진 4회 말엔 엄청난 호수비를 펼쳤다. 2사 1, 3루에서 민병헌이 친 타구를 전력질주해 쫓아가 잡아낸 것이다. 만약 그대로 타구가 빠졌다면 점수 차는 넉 점까지 벌어질 수 있었다. 김준완의 호수비 이후 NC는 5회 초 공격에서 스크럭스의 만루포로 경기를 뒤집었다. 김경문 NC 감독은 "김준완의 수퍼캐치 덕분에 스크럭스의 홈런이 나올 수 있었다"며 칭찬했다. 스크럭스도 "김준완의 호수비로 동기 부여가 됐다"고 했다.
김준완은 "오랜만에 '야구를 한 느낌'이었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공이 빠지는 줄 알았는데 타구가 죽더라. 사실 확신을 갖고 다이빙한 게 아니라 그냥 시도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글러브에 걸렸다. 잡아서 다행이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김준완 아프게 도루 성공 (서울=연합뉴스) 조현후 인턴기자 = 1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NC와 두산의 1차전 경기. 3회초 원아웃 1,3루 NC 나성범 타석에서 1루 주자 김준완이 도루하고 있다. 2017.10.17 w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투지도 빛났다. 3회 초 1사 2루에서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나성범이 삼진을 당할 때 2루를 훔쳤다. 당시 김준완은 슬라이딩을 하며 수비수와 부딪혔다. 그라운드에 누워 고통스러워하던 김준완을 본 의료진이 그라운드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김준완은 일어나 경기를 뛰었다. 그는 "무릎에 찍혀서 어깨가 빠진 줄 알았다. 참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쑥스러워했다. 김준완의 이번 포스트시즌은 개인 3번째다. 어느덧 가을 야구도 익숙해졌다. 김준완은 "지난해엔 너무 이기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 이번엔 정규시즌 같은 느낌으로 임하고 있다.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