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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위상, 마오쩌둥·덩샤오핑 반열 오를지 최대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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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은 공산당이 모든 걸 말하고 결정하는 나라다. 당이 국가 기구보다 우위를 차지하는 ‘당-국가(party state)’ 체제이기 때문이다. 중화인민공화국이란 나라도 공산당이 세웠고, 군대도 당의 지휘를 받는다. 당의 최고규범인 당장(黨章)은 헌법에 앞선다. 나라의 지도자인 국가주석직은 당의 영도자(총서기)로 선출된 사람에게 딸려오는 직책이다. 그런 점에서 5년마다 열리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즉 당대회야말로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대사(大事)다.

중국 당대회 오늘 개막 관전 포인트 #헌법 앞서는 당 최고규범 ‘당장’ 개정 #시진핑 이름 명기 여부 폐막일 가닥 #첫날엔 시 주석 2기 정책 드러날 듯

19차 공산당대회가 18일 베이징에서 개막된다. 당원 수 8875만8000명(2016년 말 기준) 가운데 각 지방별, 군을 포함한 각 기관별로 선출된 당원 대표 2280명이 이날 오전 인민대회당에 모여 시진핑 체제 2기의 막을 연다.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도 개막식에 참석해 시진핑 주석과 함께 단상에 오를 예정이다. 당대회 대변인인 퉈전(庹震) 중앙선전부 부부장은 “대회는 24일 폐막한 뒤 이어 1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중전회)가 소집된다”고 말했다. 당대회에서는 200명 안팎의 중앙위원과 궐석에 대비한 후보위원들만 선출한다. 시진핑 집권2기를 이끌 새로운 지도부, 즉 25명의 정치국원과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현행 7명) 선출은 1중전회의 몫이다.

시진핑 2기의 정책 방향은 개막 첫날 시진핑 주석의 보고를 통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지난 5년간의 성과를 총괄하고 향후 경제정책, 대외 정책 등 정운영의 큰 방향과 비전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공산당 창당 100주년(2021년)에 안정적이고 조화로운 사회란 뜻의 소강(小康) 사회 실현을 거쳐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 중국의 굴기를 완성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내세우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항인 중앙위원회 구성은 당대회가 중반을 넘긴 21일에서 23일 사이에 단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중앙위원과 후보위원은 당대표들의 선거를 통해 뽑는다. 완전한 자유 경선이 아닌 차액(差額)선거라 불리는 독특한 방식이다. 이는 정원보다 10% 안팎을 넘는 숫자로 정해둔 추천자 개개인에 대해 찬반투표를 하는 것으로 당내 명망이 크게 떨어지는 부적격자를 거르는 절차라 할 수 있다. 시진핑 주석도 한때 차액선거에서 쓴맛을 볼 뻔한 경험이 있다. 1997년 15차 당대회때 그는 처음으로 정원 151명의 후보위원에 선출됐는데 이 때 차액선거에서 시 주석의 득표순위는 턱걸이 합격선인 151위였다.

24일 당대회가 폐막하면 이튿날 1중전회가 소집된다. 가장 큰 임무는 중앙위원 가운데 정치국원과 상무위원을 선출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사전 내정에 의해 정해진 명단을 중앙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25일 낮 상무위원들이 인민대회당 연단으로 걸어나올 때의 순서가 바로 당내 서열을 의미한다. 포스트 시진핑을 기약할 수 있는 50대 연령의 상무위원이 배출될지 여부가 관심사다. 후춘화(胡春華) 광둥서기와 천민얼(陳敏爾) 충칭서기의 상무위원 진입이 거론되고 있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19차 당대회의 또다른 중요 의안은 당장 개정이다. 시진핑 주석의 정치이념인 ‘치국이정(治國理政)’이 당장에 표현될 예정이지만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에 이어 시진핑이란 이름 석자가 당장에 명기될지 여부는 당대회 폐막때까지 기다려봐야 판가름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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