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있나, 테임즈.' NC 4번타자 스크럭스(30)가 포스트시즌 개인 첫 만루홈런을 때렸다.
스크럭스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 2-4로 뒤진 5회 초 1사 만루에서 두산 선발 니퍼트를 상대로 좌월 홈런을 쳤다. 초구 슬라이더에 헛스윙한 스크럭스는 2구째 볼을 골라낸 뒤 3구째 가운데로 몰린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왼쪽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스크럭스는 전날까지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타율 0.208, 1홈런·3타점에 머물렀다. 이날 경기에서도 앞선 두 타석에선 무안타에 그쳤다. 타율 0.300, 35홈런(3위)·111타점(6위)에 오른 정규시즌 활약에는 못 미쳤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 장타를 터트려 경기 분위기를 뒤집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잠실구장엔 스크럭스의 전임자인 에릭 테임즈가 자리하고 있었다. 2014년부터 NC에서 뛴 테임즈는 3년간 타율 0.349, 124홈런·382타점을 기록했다. 한국에서의 활약 덕분에 지난해 11월, 3년간 총액 1600만 달러(약 179억원)의 조건으로 밀워키 브루어스에 입단했다. 138경기에 출전한 테임즈는 타율 0.247, 31홈런·63타점을 기록했다. 팀내 홈런, OPS(출루율+장타율·0.877) 1위에 오르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테임즈는 NC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이날 새벽 입국했다. 테임즈는 스크럭스의 홈런이 터지자 일어서서 박수를 보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