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PX 위장크림, 유해성분 12종 함유…장병 사비로 시중품 구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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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기사내용은 관계 없음 [사진 MBC '진짜사나이 2']

사진과 기사내용은 관계 없음 [사진 MBC '진짜사나이 2']

군 마트(PX)에서 판매하는 위장크림에 피부 자극과 알레르기 등을 유발하는 성분 총 12개를 함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PX에서 판매되는 위장크림의 질이 현저히 낮아 병사들이 시중 화장품 브랜드 제품을 사비로 구매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군 훈련 필수품인 위장크림은 2007년 보급품목에서 제외됐다. 이후 육군에서 지급하는 중대 훈련비로 공용 위장크림을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중대별로 지급되는 훈련비가 연간 17만~70만원에 불과해 위장크림을 구매하기에 역부족이다.

무엇보다 PX 제품이 이니스프리·더페이스샵 등 시중 브랜드에 판매하는 상품보다 질이 떨어져 병사들이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철희 의원실이 PX에서 판매하는 위장크림 3종을 자체 조사한 결과 위해 성분 12개가 발견됐지만 시중 화장품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위장크림에는 위해 성분이 거의 없었다.

이에 따라 육군 일부 중대는 훈련비로 시중 브랜드 위장크림을 구매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간 육군 중대 훈련비로 외부에서 구매한 위장크림은 약 1000개, PX에서 판매된 위장크림은 약 6만 개다.

육군 전체 병사가 약 36만명인 것을 고려할 때 구매된 6만1000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육군 개인이 각자 구매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위장크림은 지상 전투에필수적 비축품목이 아니어서 전시를 대비한 비축량이 없다.

만에 하나 전시가 되면 병사들은 자신이 구비한 위장크림으로 전쟁에 임해야 한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이 의원은 “훈련 및 전시를 위한 위장크림을 구입비용이 사실상 병사 개인에게 전가되고 있다. 전쟁 대비를 위한 물자나 장비도 중요하지만, 병사들의 위장에 필요한 크림은 아주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물품”이라고 하면서 “군이 정말 강한 군대, 이기는 군대를 만들려고 하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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