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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내 통합파 주춤…"한국당 상황 지켜보자"

중앙일보

입력

자유한국당과의 보수 통합을 둘러싼 바른정당 내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당초 이번주에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됐던 바른정당발(發) 정계 개편이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른정당 통추위 안건 최고위 상정 무산 #주호영, "한국당 뜻이나 계획 구체화 되면 좋겠다" #朴 전 대통령 메시지에 한국당 기류 변화 등에 촉각

바른정당 통합파 측 김영우 최고위원은 16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수대통합추진위원회 구성 및 추진에 대한 안건 상정을 요청했지만 무산됐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의결을 하려면 하루 전에 사무총장을 통해 최고위원들에게 통보하고 숙의를 해 의결하도록 당헌당규에 규정돼 있다”며 “이번엔 그런 과정이 없어서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혼란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국정감사 대책회의에 주호영 원내대표와 하태경 의원 등이 자리를 찾아 앉고 있다. 2017.10.16   ha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혼란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국정감사 대책회의에 주호영 원내대표와 하태경 의원 등이 자리를 찾아 앉고 있다. 2017.10.16 ha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와 관련해 통추위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국감대책회의 후 “현재로선 (통합을) 논의하기엔 성숙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지금 우리는 어떤 시기에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어떤 결정도 내린 게 없다. 통합의 논의를 좀 더 진지하게 당 대 당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통합파의 독자적인 통추위 구성을 추진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통합파 의원들이 어떤 의견을 가질지에 대해 다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통합파로 분류되는 주호영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통추위 추진을 하려면) 한국당의 뜻이나 계획 등이 조금 더 구체화되면 좋겠고, 당 지도부의 생각도 조금 더 정확하게 알면 좋겠다”며 “통합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논의는 해보라’고 납득할 정도가 되어야 논의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황영철과 남경필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황영철 의원(왼쪽)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자리에 앉아 있다. 2017.10.16   ha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황영철과 남경필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황영철 의원(왼쪽)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자리에 앉아 있다. 2017.10.16 ha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비공개로 진행된 바른정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자강파와 통합파간 날선 신경전이 벌어지며 당내 갈등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자강파인 측인 진수희 최고위원은 “지난주에 국정감사가 시작됐고, 국감은 야당의 무대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언론이나 국민의 관심은 우리 바른정당이 얼마나 국감 준비를 잘 했느냐가 아니라 바른정당이 언제 깨질거냐, 11월13일 예정된 전당대회가 치러질 것이냐 온통 이것에 대한 관심만 갖고 있다”며 “이 상황이 기가 막히고 국민들에게 부끄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진 최고위원은 “한 달 전 비상대책위원회를 무산시키며 11월 초 조기 전당대회를 하자고 주도했던 그 분들이 합당파란 이름으로 한국당과 합당 논의를 진정시키는 것은 정말 유감”이라며 “대국민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제가 지금까지 참아왔는데, 11월 조기 전대를 누가 주장했다는 거냐”며 “1월 중순에 전대하자고 했을 때 땡겨서 하자고 한 사람이 누구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구속연장 첫 공판 마친 박근혜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연장 후 첫 공판을 마친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2017.10.16   xyz@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구속연장 첫 공판 마친 박근혜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연장 후 첫 공판을 마친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2017.10.16 xyz@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편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현재 진행 중인 재판부에 대한 불신과 함께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메시지를 공개한 것도 통합파의 속도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당이 이번주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면 통합 작업은 다소 차질이 불가피하다. 23~27일에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방미 일정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재판 후 처음으로 공개 메시지를 낸 만큼 한국당의 흐름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며 “정치는 생물이라더니, 어느 한 쪽의 계산이나 기대처럼 움직이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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