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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기 7중전회로 막 오른 중국 대선 시즌…관전 포인트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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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차 중국 공산당 대회를 앞둔 11일 베이징 도심의 대형 전시관인 베이징전람관에서 열리고 있는 '연마분투의 오년' 전시회의 한 부스. 전시패널마다 시진핑 주석의 사진으로 장식돼 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19차 중국 공산당 대회를 앞둔 11일 베이징 도심의 대형 전시관인 베이징전람관에서 열리고 있는 '연마분투의 오년' 전시회의 한 부스. 전시패널마다 시진핑 주석의 사진으로 장식돼 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포함한 중국 공산당의 주요 간부 400여명이 11일 베이징 창안(長安)대로 서쪽의 징시(京西)호텔에 집결했다. 시진핑 집권과 함께 출범한 18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마지막 전체회의, 즉 18기 7중전회가 이날부터 소집됐기 때문이다. 14일까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7중전회는 오는 18일 개막될 19차 당대회의 서막이자 시진핑 집권 1기를 결산하는 ‘플레이오프’와 같다. 지난 5년간 이룬 성과를 결산하고 향후 5년간 정책 방향을 담아 시 주석이 18일 당대회 개막식에서 발표할 ‘정치공작보고’ 초안과 당장(黨章ㆍ당의 헌법) 개정안 등을 심의한다.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미디어 센터가 11일 베이징 메이디야 호텔에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이날 내외신 등록 기자를 대상으로 취재증과 취재수첩 등을 배포했다. 19대 미디어센터는 폐막 2일 뒤인 26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미디어 센터가 11일 베이징 메이디야 호텔에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이날 내외신 등록 기자를 대상으로 취재증과 취재수첩 등을 배포했다. 19대 미디어센터는 폐막 2일 뒤인 26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7중전회 개막을 시작으로 베이징은 국경절 장기 연휴에서 ‘당대회 모드’로 빠르게 전환했다.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10일 하루에만 두 건의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전에는 지난 5년간의 경제 성과를 발표했고 오후엔 시 주석이 가장 열심히 챙기는 ‘탈빈(脫貧)공작’, 즉 빈곤퇴치 성과에 관한 설명회가 열렸다.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 사회가 안정적으로 발전했고 그 헤택이 빈곤층에게도 골고루 미치고 있음을 홍보하는 자리였다. 그런 결과가 중국 공산당이 이뤄낸 빛나는 성취이자 당의 핵심인 시 주석의 영도 아래 빚어진 것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임은 물론이다.

"시진핑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 주위에 긴밀하게 단결하자"는 표어가 쓰인 현수막이 베이징 도심 곳곳에 걸려 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시진핑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 주위에 긴밀하게 단결하자"는 표어가 쓰인 현수막이 베이징 도심 곳곳에 걸려 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이를 더욱 선명히 보여주는 건 ‘연마분투의 5년: 대형성취전’이란 이름의 대형 전시회다. 당 선전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4개 기구의 공동주최로 베이징전람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 전시회는 평소에는 잘 착용하지 않는 공산당원 뱃지를 단 관람객들로 연일 문전성시를 이뤘다. ‘치국이정(治國理政)’‘경제발전 뉴노멀’‘세계일류군대 건설’‘중국 특색의 대국외교’‘종엄치당(從嚴治黨)’ 등 10개의 주제로 나눠진 전시구역의 첫머리는 어김없이 시 주석의 사진과 어록으로 장식됐다. 전시구역마다 내걸린 대형패널 사진의 30%∼50% 가량은 시 주석이 회의를 주재하거나, 현장을 시찰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었다. 중국어는 물론 영어, 러시아어, 한국어 등 세계 각국어로 번역된 시진핑 주석의 저서 ‘시진핑 치국이정을 말하다’를 진열한 대형 서가도 전시관에 마련됐다. 당대회을 앞두고 마련된 이 전시회는 주제 선정에서부터 전시물 하나하나의 디테일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공산당이 거둔 성과, 특히 당의 핵심인 시 주석의 업적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 전시회가 18일 개막될 19차 당대회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마련된 것임은 두 말할 나위없다. 이번 당대회가 그 어느 때보다 지도자 1인의 권위를 추켜세우고 권력 기반을 강화하는 대회가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19차 당대회는 ‘시진핑에 의한, 시진핑을 위한 시진핑의 당대회’로 귀결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연마분투의 오년' 전시회의 관람객이 중국어는 물론 세계 각국어로 번역된 시진핑 주석의 저서 '치국이정을 말하다'를 진열한 서가를 쳐다보고 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연마분투의 오년' 전시회의 관람객이 중국어는 물론 세계 각국어로 번역된 시진핑 주석의 저서 '치국이정을 말하다'를 진열한 서가를 쳐다보고 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시 주석의 권위는 공산당 당헌인 당장 개정을 통해 이번 당 대회에서 공식화될 전망이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비롯, 당ㆍ정의 공식 문건에는 ‘시진핑 총서기의 일련의 중요 연설 정신과 치국이정 신이념ㆍ신사상ㆍ신전략’이란 용어가 사용된지 오래다. 신중국을 세운 마오쩌둥과 개혁ㆍ개방의 길로 이끈 덩샤오핑은 물론, 시 주석의 전임자들인 장쩌민 (江澤民) ㆍ후진타오(胡錦濤)의 정치 이론인 ‘3개 대표론’과 ‘과학적 발전관’이 당장에 명기된 전례에 비춰보면 이는 예정된 수순이다. 다만 시진핑이란 이름 석자가 당장에 명기될 지 여부는 관측이 엇갈린다. 현행 당장에 이름이 들어간 사람은 마르크스와 레닌,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네 사람 밖에 없는데, 업적과 권위가 아직 마오나 덩에 못미치고 생존 인물인 시 주석의 이름을 명기하는 데 대한 당내 반론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역사학자이자 정치분석4가인 장리판은 “한동안 ‘시진핑 사상’이란 용어가 명기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는데 지금은 쑥 들어간 상태”라며 “그러기엔 문화대혁명을 겪은 세대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베이징에 주재하는 외교관은 “시 주석의 이름이 들어가느냐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 주석의 정치 이념이 당장에 삽입된다는 것 자체에 있다”며 “당대회를 마친 시 주석의 권위는 집권 1기의 시 주석과는 또다른 차원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러를 대비해 19대 미디어센터 정문 밖에 설치된 폭발물 처리 장비.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테러를 대비해 19대 미디어센터 정문 밖에 설치된 폭발물 처리 장비.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핵심 관심사인 최고 지도부 인사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정년 관행인 ‘7상8하’ 규칙의 파기와 맞물려 관심의 대상인 왕치산(王岐山ㆍ69) 중앙기율검사위 서기의 거취는 ^완전 은퇴 ^상무위원 유임 ^다른 직책으로의 이동 등 관측이 엇갈린다. 정년 관행의 파기는 5년후 20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 본인의 은퇴여부와도 맞물리는 관심사항이다. 이밖에 지금까지 50대 연령층에서 선두 주자로 달려온 후춘화 광둥성 서기의 거취와 천민얼 등 시진핑 측근의 발탁 등 차기 후계구도와 맞물려 있는 인사 향방에 대해서도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한동안 차기 지도부 인사 방안을 놓고 경쟁적 보도를 하던 외신들도 당대회가 임박하면서 섣부른 예측 보도를 자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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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예영준·신경진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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