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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대안 찾아라]"여기 진출한 韓미용실, 월 1억 넘게 벌어"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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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찾는 유커만 4500만명...사드 돌파 창구

사드 돌파창구로 부상하는 홍콩 #중국 진출시장 우회로 #홍콩 진출한 한국인 미용실 월 1억 넘게 벌어

홍콩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홍콩 자체로 보기보다 중국 시장 진출의 우회로로 보곤 한다. 중국 직진출이 어려운 분야에서 홍콩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도 방법이라는 뜻이다. 특히나 요즘 같은 사드 정국에서는 홍콩은 소중한 시장이 될 수 있다.

13일 차이나랩과 인터뷰에서 홍창표 코트라 홍콩무역관 관장은 "한국에서 홍콩으로 수출되는 10대 품목중 4위가 화장품이며 단일 품목으로만 지난해 9억3000만 달러(약 1조원 규모)로 수출됐다"고 설명했다. 홍 관장은 "홍콩 자체로 보면 730만명 인구의 작은 시장일수 있으나 홍콩을 찾는 연 6000만명의 관광객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6000만명 중 4500만명은 중국 본토에서 오는 유커들이다.

홍 관장은 "이같은 4500만명의 유커들이 홍콩에 수출된 한국 화장품 소비의 원동력이다"며 "사드 문제로 인해 대륙에서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 화장품, 식품의 소비가 홍콩을 찾은 중국대륙 관광객들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창표 코트라 홍콩 관장 [출처: 차이나랩]

홍창표 코트라 홍콩 관장 [출처: 차이나랩]

홍콩에서는 한국 제품이나 한국 모델을 기용한 제품의 이미지가 좋은 편이다.

홍콩의 주요 편의점 중 하나인 매닝스 등에도 한국 마스크팩과 화장품, 과자 등이 판매되고 있다.

홍콩의 주요 편의점 중 하나인 매닝스 등에도 한국 마스크팩과 화장품, 과자 등이 판매되고 있다.

홍콩의 주요 편의점 중 하나인 매닝스 등에도 한국 마스크팩과 화장품, 과자 등이 판매되고 있다.

홍콩 현지 언론에 등장한 한류스타 송지효 씨. 한류 스타를 이용한 마케팅이 홍콩을 찾은 유커에게 주효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출처: 차이나랩]

홍콩 현지 언론에 등장한 한류스타 송지효 씨. 한류 스타를 이용한 마케팅이 홍콩을 찾은 유커에게 주효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출처: 차이나랩]

한류 소비 중요한 시장인 홍콩

패션과 미용서 두각나타내는 한국 기업 2곳

홍콩은 한류 소비의 소중한 시장이기도 하다. 지난 14일 차이나랩이 홍콩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 두 곳을 만났다. 케이스타일 랩(K-Style Lab)이라는 패션 팝업 스토어와 한국헤어(한국뷰티그룹)이라는 미용 업체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뷰티그룹은 2007년 한국헤어란 상호로 홍콩의 코즈웨이 베이에 진출했다. 4년전에는 침사초이에 분점을 냈다. 진출 초기만 해도 홍콩에선 한국의 위상이 그리 높지 않은 상태였다. 한국 미용실 역시 거의 전무한 상태였다. 2000년도에 들어왔던 개인 미용샵들도 폐업을 함으로써 한국형 미용실은 홍콩에서 한국헤어가 유일무이하다.  

침사추이에는 한국웨딩 & 포토점이 있고, 홍콩 센트럴에 한국 스칼프&헤어가 오픈된 상태다. 처음에 순수하게 헤어 분야만 하다 최근엔 메이크업과 네일 반영구화장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어 부가 수익을 높인 것이 15% 매출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그 중 특히 두피 산업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한국헤어의 직원은 45명이고 절반이 한국인이다. 홍콩인 직원들은 염색, 커트, 샴푸 등 분야별로 자기 주특기를 가지면서 한국 미용기술을 배워 일한다. 이들은 광둥어, 영어, 중국어, 한국어 등 기본으로 3~4개 국어를 할 줄 안다. 손님과 미용사 간의 통역을 하면서 서비스를 조율하는 식이다. 박연주 매니저는 "원래 홍콩 미용실에서는 한 사람이 샴푸면 샴푸, 커트면 커트만 파고드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우리 미용실에서는 한국인 미용사들이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전체를 아우르는 인재로 홍콩 직원들을 성장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홍콩인 중에 6년차 직원은 간단한 일을 돕다가 어엿한 헤어디자이너가 되기도 했다. (물론 홍콩의 높은 렌트비용과 인건비 등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한국헤어는 전문인력의 숙소까지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인건비를 지불하고 있다.)

홍콩인과 한국인들이 섞여 있는 한국 헤어 직원들. 홍콩 직원들은 한국의 유행에 대해 민감하고 한류 문화를 즐기는 젊은이들이다. [출처: 차이나랩]

홍콩인과 한국인들이 섞여 있는 한국 헤어 직원들. 홍콩 직원들은 한국의 유행에 대해 민감하고 한류 문화를 즐기는 젊은이들이다. [출처: 차이나랩]

비용은 높지만 이를 뛰어넘기 위해 한국 헤어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나갔다. 한국 헤어 고객의 80%는 홍콩 로컬 사람들이다. 커트 서비스가 홍콩 미용실이 200홍콩달러(약 2만9000원)인데 비해 한국 헤어는 250~350홍콩달러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즐겨 찾는다. 한국헤어 미용 디자이너 한 명이 올리는 월 매출은 1500만원이 넘고 헤어 디자이너만 8명이 되니 매장 하나가 월 억대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한국의 유수 체인 미용실들이 홍콩에 진출하려고 시도했으나 자리를 잡지 못한 것과 비교해보면 대조적이다.

박연주 한국 헤어 매니저. 홍콩인들의 특성을 파고든 전략이 주효했다. 홍콩인들은 더운 날씨로 인해 메이크업은 잘 안 하더라도 네일은 꼭 한다. 또 한 번 서비스를 받으면 2달은 유지되도록 하는 하드젤 네일을 즐겨한다. 한국헤어는 홍콩인들을 위한 무료 차밍 강의도 진행 중이다. 이들에게 한류 미용산업을 선보이고 고객으로 유도하는 방안 중 하나다. [출처: 차이나랩]

박연주 한국 헤어 매니저. 홍콩인들의 특성을 파고든 전략이 주효했다. 홍콩인들은 더운 날씨로 인해 메이크업은 잘 안 하더라도 네일은 꼭 한다. 또 한 번 서비스를 받으면 2달은 유지되도록 하는 하드젤 네일을 즐겨한다. 한국헤어는 홍콩인들을 위한 무료 차밍 강의도 진행 중이다. 이들에게 한류 미용산업을 선보이고 고객으로 유도하는 방안 중 하나다. [출처: 차이나랩]

그렇다고 사드 영향이 완전히 없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9~10월쯤 일시적으로 매출이 주춤하기도 했다. 하지만 2개월 정도 진행된 불경기는 12월이 돌아오면서 전환을 맞았다. 12월~1월은 동서양 문화가 공존하는 홍콩의 특성상 파티(크리스마스 및 설 파티)가 잦다. 이 시기에는 머리 손질을 안 하던 사람도 반드시 미용실을 찾고 업 스타일 머리를 하거나 메이크업을 받는다. 사드 영향으로 주춤했던 매출은 오히려 좀 더 올라갔다는 게 한국 헤어의 설명이다. 또한 고등학생들도 프람 파티나 할로윈 파티를 하기 때문에 메이크업과 헤어를 원하는 수요가 많다.
미셸 문 한국헤어 대표는 "뷰티 산업은 경기불황 상황에서 더욱 발전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들여 본인의 이미지를 바꿀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현대인의 고질병이라고 하는 스트레스 등을 뷰티 서비스를 받으며 풀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A.I(Artificial Intelligence)시대가 도래해도 살아 남을 수 있는 직업 군으로 헤어 디자이너등 뷰티 산업이 우선적으로 뽑힌다"면서 "산업이 고도화되어도 뷰티산업은 발전을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서 돋보이는 신규 매장 선정돼

한국 디자이너들의 의상과 잡화 등을 소개하는 팝업스토어를 만든 홍성준 케이스타일랩 대표는 2006년부터 7년간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중국 월마트에서 일해온 중국통이다. 부동산 신규매장 런칭 담당을 맡으면서 그동안 직접 가본 중국 도시만 230개가 된다.
그랬던 홍 대표는 2013년에 애플 아시아 신규매장 부동산 담당임원으로 홍콩에 오게 된다. 홍 대표는 "홍콩이 중국과 동남아 모두의 교두보이며 투명한 사업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홍콩에서 사업을 해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중국 도시를 잘 아는 전문가인 그가 역설적으로 홍콩을 선택한 것이다.

[출처: 케이스타일 랩]

[출처: 케이스타일 랩]

2016년에 K-Style Lab을 시작하면서 첫 번째 팝업 매장을 11월말에 홍콩 타임스 스퀘어에 오픈했다. 2017년 7월에는 두 번째 팝업스토어를 소호지역 할리우드 로드에 열었다. 할리우드 로드는 한국의 이태원과 인사동을 섞은 듯한 동네다. 주 고객층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홍콩인들과 외국주재원들이다.

그는 패션잡지와 럭셔리 브랜드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아내 김은정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함께 홍콩인들의 패션 분석에 나섰다.

홍성준 대표이사. 그는 "홍콩은 모든 유명브랜드들의 아시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라고 설명했다. 홍콩은 지리적으로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연결시켜주고, 정치적으로 중국의 한 부분이며 문화적으로는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화교권의 중심이라 추후에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진출하기 위한 좋은 발판이 될 수 있는 곳이다. [출처: 차이나랩]

홍성준 대표이사. 그는 "홍콩은 모든 유명브랜드들의 아시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라고 설명했다. 홍콩은 지리적으로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연결시켜주고, 정치적으로 중국의 한 부분이며 문화적으로는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화교권의 중심이라 추후에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진출하기 위한 좋은 발판이 될 수 있는 곳이다. [출처: 차이나랩]

"홍콩인들은 체구가 작아서 몸에 붙는 옷을 선호한다.  

오버사이즈 옷들이나 소매가 긴 옷은 작은 체구를 돋보이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트렌드가 오버사이즈 핏임에도 홍콩에서는 체형 때문에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그는 한국 유명 디자이너 진태옥을 비롯해 박윤수(빅팍) 임선옥(파츠파츠) 등 베테랑 디자이너들을 옷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정미선(노케), 한상혁(HSH), 조은혜(부리), 이성동(얼킨),  여성복 브랜드인 루비나에서 세컨드 브랜드로 런칭한 '루트 1'와 같은 중견 및 신진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도 함께 들여와 판매중이다. 한복의 문양을 채용한 핸드백이나 한지 소재의 꽃병 감싸개 등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라이프스타일 아이템들을 곁들여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패션 업계에서 영향력이 큰 WGSN에서는 올해 홍콩에서 가장 돋보이는 신규매장으로 케이스타일 랩을 두 번이나 선정했다.

7개 브랜드로 시작된 케이스타일 랩의 브랜드는 현재는 15개까지 증가했다. [출처: 차이나랩]

7개 브랜드로 시작된 케이스타일 랩의 브랜드는 현재는 15개까지 증가했다. [출처: 차이나랩]

그는 "홍콩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면서 "실력있는 디자이너들이 만든 옷과 악세사리 브랜드가 홍콩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팝업 스토어가 되겠다"고 말했다. 홍콩 진출을 원하는 독립 브랜드들의 '리테일 플랫폼'이 되는 것이 최종목표다. 그는 한국 패션을 알리는 대사 역할을 하고 싶다는 사명감에서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디테일에 강하고 존재감 높은 한국 토종 디자이너들이 많음에도 ‘한국패션하면 동대문’인 것으로 취급되는 상황을 타파하고자 했던 것이다. 홍 대표는 "홍콩 진출을 원하는 새롭고 흥미로운 독립 브랜드들의 리테일 플랫폼이 되는 게 목표다"면서 "많은 디자이너들과 같이 협업하여 홍콩 소비자에게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시장 진입을 할 수 있게 돕겠다"고 밝혔다.

홍콩=차이나랩 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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