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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의 성지는 어디?

중앙일보

입력

한복을 차려 입고 여행지를 누비는 문화가 유행이다. 서울 경복궁에서는 한복 입은 젊은 관광객을 흔히 볼 수 있다. [중앙포토]

한복을 차려 입고 여행지를 누비는 문화가 유행이다. 서울 경복궁에서는 한복 입은 젊은 관광객을 흔히 볼 수 있다. [중앙포토]

한복이 대세다. 서울 광화문 주변, 북촌 한옥마을 등 주요 관광명소를 오가다보면 알록달록한 한복 치마를 나풀거리는 여행객을 심심찮게 마주칠 수 있다. 한복 문화의 진앙지로 꼽히는 고궁에서는 외려 한복을 입지 않은 사람을 찾는 게 더 빠를 정도다. SNS에 한복을 착용한 인증사진도 수두룩하다. 인스타그램을 검색하면 ‘한복스타그램’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이 16만 건이 넘게 뜬다. 추석 연휴, 한복을 입고 놀기 좋은 장소를 소개한다. 사진 찍기 좋은 장소도 있고, 한복 입은 사람을 우대하는 장소도 있다. 명절 기분을 내기에도 그만이다.

한복 입고 놀기 좋은 곳은 바로 여기 #서울 4대 고궁은 연휴 내내 무료 입장 #전주한옥마을에서는 한복 입고 한껏 꾸미기 #경원재 앰배서더는 방문객에게도 한복 대여

한복 투어 열풍의 원조

서울 경복궁을 찾은 시민들이 한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중앙포토]

서울 경복궁을 찾은 시민들이 한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중앙포토]

한복과 가장 어울리는 장소는 역시 고궁이다. 경복궁·덕수궁·창경궁·창덕궁 4대 고궁과 종묘에서 한복을 착용한 관람객의 입장료를 면제해 준 정책이 한복 유행에 한몫을 했다. 추석연휴(9월 30일~10월 9일) 동안에는 한복 착용 여부와 상관없이 무료입장이다.
그래도 한복을 갖춰 입으면 고궁 투어가 더 즐거워진다. 우아한 궁궐과 정자, 고즈넉한 담벼락과 너른 마당 등 ‘한복 셀카’를 하며 놀 만한 장소가 수두룩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복진흥센터에 따르면 2015년 경복궁 근처 한복 대여점은 10곳 정도였다. 지금은 60곳에 이를 정도로 한복 대여업이 성황이다. 대여료는 2시간에 1만원에서 3만원 정도다.
명절 기간에만 열리는 특별 행사도 많다. 덕수궁 함녕전 행각 앞에서는 연휴 내내 민속놀이 체험장이 열린다. 고종 황제의 외국 사신 접견 장면을 재연하는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를 관람할 기회도 있다. 9월 30일·10월 1·7·8일 오후 2시 30분부터 약 40분 간 정관헌에서 진행된다. 예약해야만 방문할 수 있었던 종묘는 연휴 때 자율 관람제를 실시한다. 10월 3·4·7일을 제외하고 하루 5차례 한국어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2030 여성 모이는 한복 투어 성지

 전주한옥마을은 젊은 여성에게 특히 인기 있는 한복 투어 여행지다. [중앙포토]

전주한옥마을은 젊은 여성에게 특히 인기 있는 한복 투어 여행지다. [중앙포토]

2014년부터 2016년까지 SKT 관광 관련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국민들이 선호하는 국내 인기 관광지 1위에 전북 전주 풍남동 전주한옥마을이 꼽혔다. 도심 한복판에 한옥 625채가 몰려 있는 전주한옥마을은 한복을 차려입고 골목골목을 누비며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다. 한옥마을 곳곳에 50곳이 넘는 한복 대여점이 들어서 있다. 유행에 민감한 20~30대 여성이 여행자의 절대다수라서 대여점마다 경쟁적으로 더 화려한 한복과 액세서리를 보유하는 데 열을 올린다. 한복만 빌려 입으면 1시간에 5000원, 속치마에 댕기머리·꽃신·손가방까지 장착하려면 2~5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한복 셀카 명소 경기전에서는 9월 30일 수문장 교대식도 열린다. 경기전 부속건물에서는 왕실의상체험과 왕실제례체험, 가마체험도 운영된다. 경기전은 이번 추석 연휴기간 휴무 없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전주한옥마을에서는 아예 한복 대여 프로모션을 하는 숙소를 잡아 1박을 머무는 것도 방법이다. 1942년 건축된 전주한옥마당은 2013년 게스트하우스로 리뉴얼했다. 숙박 고객이 한복을 빌리면 머리 땋기·장신구 대여를 무료로 해준다. 1박 5만원부터. 한옥 게스트하우스 색동저고리는 주중에 숙박하면 한복을 무료로 빌려준다. 2인 기준 1박 4만원부터.

명절에 더 신나는 테마파크와 호텔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투숙객이 아니더라도 호텔에서 빌려주는 한복을 입고 호텔 곳곳을 누빌 수 있다. [사진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투숙객이 아니더라도 호텔에서 빌려주는 한복을 입고 호텔 곳곳을 누빌 수 있다. [사진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경기 용인 한국민속촌은 1974년 문을 연 전통문화 테마파크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의 단골 촬영지로 고증에 따라 집과 골목을 재연해 놨다. 가족여행지로, 한복을 입은 여행객의 사진 촬영지로 인기 있다. 12월 31일까지 한복을 입은 방문객에게는 톡톡한 할인혜택도 준다. 자유이용권 요금이 성인 2만7000원, 어린이 2만원이지만 한복을 착용하면 일괄 1만4000원이다. 단 한복을 상·하의 제대로 갖춰 입어야 한다는 조건이 따른다. 남성이 여성 한복, 여성이 남성 한복을 입었을 경우에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한국민속촌 전역에서 ‘한가위 좋을씨고’ 행사가 진행된다. 전통 세시풍속 행사와 태권도 시범공연 공연이 열린다. 주 이벤트는 송편 빚기. 9월 30일·10월 1일, 4~6일 오전 10시부터 흥부네 마당에서 온가족이 송편 빚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오후 3시 30분에는 관람객이 직접 빚은 송편을 한데 쪄 시식할 수 있도록 나눠준다.

명절 연휴 한국민속촌을 방문하면 추석 세시풍속을 보고 체험할 수 있다. 한국민속촌 연기자들이 가택신에게 제사를 드리는 성주고사를 재연하고 있다. [사진 한국민속촌]

명절 연휴 한국민속촌을 방문하면 추석 세시풍속을 보고 체험할 수 있다. 한국민속촌 연기자들이 가택신에게 제사를 드리는 성주고사를 재연하고 있다. [사진 한국민속촌]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선 특급호텔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은 한옥호텔 최초로 5성을 딴 특급호텔이다. 2만8000㎡ 부지에 들어선 호텔 주변으로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높은 건물인 동북아타워(305m)를 비롯해 송도의 마천루가 펼쳐진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최기영(71) 대목장 등 우리나라에 내로라하는 전통건축 전문가가 호텔 건축에 총 동원된 덕분에 건물 자체가 ‘작품’과 같다. 한복을 차려 입고 고래 등 같은 기와집을 오가며 사진을 찍기도 제격이다. 한복을 따로 챙겨가지 않아 편리하다. 호텔에서 유료(1시간 2만5000원)로 한복을 대여해준다. 추석 기간에 객실은 만실이다. 하지만 투숙객이 아니어도 한복을 빌릴 수 있고, 호텔 중앙 영빈마당까지 접근할 수 있다.

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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