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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60%대 유지 분수령은 추석 연휴…박근혜, 추석 뒤 급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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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추석 인사를 전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추석 인사를 전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올 한가위는 여성과 남성이 모두 함께 즐거우면 좋겠다”고 추석 인사를 했다.

점심 시간에 청와대 인근 수제비 식당 깜짝 방문 #시민들과 셀카 찍고 막걸리와 파전 먹으며 건배

청와대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이날 오전 11시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공개한 동영상에 노란 넥타이를 매고 정장 차림으로 등장한 문 대통령은 “서로 진심을 나누는 정겨운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며 이같이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이라는 내용이 담긴 이해인 수녀의 시「달빛기도」를 직접 낭독하기도 했다. 그러고는 “국민 여러분, 추석 내내 온 집안이 보름달 같은 반가운 얼굴들로 환하기를 기원한다”며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점심 시간에 직접 우산을 들고 김정숙 여사와 함께 청와대 인근의 수제비 식당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 부부가 사전 예고 없이 식당에 나타자 식당 손님들은 환호하며 맞았고 ‘셀카’를 요청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옆 자리의 손님과는 막걸리로 건배를 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오는 날이어서 막걸리와 파전을 먹고 싶은 마음에 식당에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동안 주로 휴식을 취하며 지방의 전통마을에도 방문할 예정인 문 대통령은 본격 귀성 행렬이 시작되면 직접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일일 교통 통신원으로서 귀향객에게 교통 상황을 안내하는 역할도 할 예정이다.

이렇게 추석 연휴가 본격 시작되면서 최장 열흘 간의 휴식이 국민 여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연휴 동안 전국에서 3700만명 이상이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민족 대이동이 이뤄지는 만큼 추석 밥상에서 오가는 대화가 민심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의 9월 4주차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 결과

한국갤럽의 9월 4주차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 결과

추석 연휴 직전에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60%대에 머물렀다. 지난달 29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에선 ‘잘하고 있다’는 답변이 한 주 전에 비해 5%포인트 하락한 65%로 나와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 공개된 리얼미터 조사에선 긍정 답변이 전주보다 3%포인트 오른 68.6%로 나타나 4주 동안 계속됐던 하락세가 멈췄다.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 나쁘지 않은 지지율이지만 취임 초기 80%를 웃돌던 것보단 낮다.

전임 대통령의 경우 임기 첫 해의 추석 연휴는 지지율 분수령으로 작용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추석 연휴가 끝난 뒤 한국갤럽 조사에선 7%포인트(67%→60%) 하락했고, 리얼미터 조사에선 5.9%포인트(66.7%→60.8%) 떨어졌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와 기초연금 공약 후퇴 논란 등이 겹치면서 다른 조사 때에 비해 비교적 낙폭이 컸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리얼미터 조사에서 추석 연휴를 계기로 24.8%에서 29%로 4.2%포인트 반등했다. 당시 리얼미터는 “연령별로는 특히 20~30대에서 지지율이 크게 상승했는데 추석 가족 모임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추석의 경우 연휴가 과거에 비해 상당히 길고, 취임 7개월을 전후로 추석을 맞았던 전직 대통령들과 달리 문 대통령은 취임 5개월도 되지 않아 명절을 맞게 돼 여러모로 제반 여건은 다르다.

하지만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나면 문 대통령은 아직도 공석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지명해야 한다. 연휴 끝자락을 전후로 북한이 추가 도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 대통령 지지율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해왔던 인사와 안보 문제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앞으로 지지율 60%대를 유지하는 관건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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