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객 줄고 해외여행 늘며 8월 여행수지 14억달러 적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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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29일 8월 경상수지가 60억6000만 달러로 2013년 3월 이후 6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의 호조 덕이다. 사진은 지난 7월 31일 인천 송도 신항의 컨테이너 터미널 모습. [뉴스1]

한국은행은 29일 8월 경상수지가 60억6000만 달러로 2013년 3월 이후 6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의 호조 덕이다. 사진은 지난 7월 31일 인천 송도 신항의 컨테이너 터미널 모습. [뉴스1]

 8월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며 66개월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중국 관광객 감소로 인해 여행 수지 악화는 계속되고 있다.

8월 경상수지 60억 6000만 달러 #2013년 3월 이후 66개월 흑자 행진 #반도체 덕에 상품수지 93억 달러↑ #북핵 위험에 외국인 채권ㆍ주식 매도 #증권 투자액 63억6000만 달러 줄어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7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60억6000만 달러로 2013년 3월 이후 6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사상 최장 흑자 기록을 경신했다. 서비스수지 악화에도 상품수지가 개선되면서 지난해 같은 달(50억3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10억3000만 달러)이 늘었다.

8월 경상수지. 자료: 한국은행

8월 경상수지. 자료: 한국은행

 8월 상품수지는 93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석유 제품 수출 호조라 지난해 같은 달(69억4000만 달러)보다 크게 늘어났다. 반면 서비스수지 적자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8월 서비스수지 적자는 23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8월(15억 달러)보다 급증했다.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커진 것은 여행수지의 영향 때문이다. 8월 여행수지는 14억1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7월(17억90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해 같은 달(12억8000만 달러)과 비교해도 10% 증가했다.

중국 관광객 감소와 내국인의 해외 여행 증가로 8월 여행수지는 14억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추석 황금연휴를 앞둔 29일 오전 인천공항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장진영 기자

중국 관광객 감소와 내국인의 해외 여행 증가로 8월 여행수지는 14억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추석 황금연휴를 앞둔 29일 오전 인천공항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장진영 기자

 한국은행은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이어진 데다 해외 출국자 수가 늘어나며 여행 지급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8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입국자(33만9000명)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1.2% 줄었다. 하지만 지난달 해외로 나간 국내 여행객(238만5000명)은 사상 두 번째로 많았다. 여행지급액(27억8000만 달러)은 지난해 8월(28억2000만 달러)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컸다.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은 91억3000만 달러 증가했다. 직접 투자는 내국인의 해외 투자(29억9000만 달러)와 외국인의 국내투자(14억1000만 달러) 모두 늘어났다.

 증권투자의 경우 세계 경기회복 기대감에 내국인의 해외 투자(51억3000만 달러)는 늘었지만 외국인 증권투자는 63억3000만 달러 줄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8월 채권투자는 42억2000만 달러 줄며 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감소폭은 2010년 12월 이후 가장 컸다.

 한국은행은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과 북핵 위기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며 외국인 투자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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