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최경환, 인턴직원 채용 청탁 없었다"던 중진공 간부 징역형

중앙일보

입력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채용 청탁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해 위증혐의로 기소된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전 간부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법원이 최 의원이 중진공에 채용청탁을 한 것으로 있었던 보고 있다는 것으로 최 의원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중앙포토]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중앙포토]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1부(김유성 부장판사)는 최근 위증과 뇌물 공여·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중진공 전 간부 전모씨(59)에게 징역 6년에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전씨는 지난해 6월 최 의원의 사무실에서 일한 인턴직원 황모씨를 특혜 채용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박철규 전 중진공 이사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거짓말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양지원, 위증혐의 중진공 간부에 징역 6년, 벌금 1억원 선고 #법원 "채용청탁 받은 사실 있음에도 위증했다" #진행 중인 최경환 의원 재판에도 영향있을 듯

그는 당시 검찰과 변호인에게 "2013년 최 의원실을 방문해 중진공 업무를 보고한 뒤 최 의원으로부터 '비서관을 잠시 보고 가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뒤 "최 의원실에 찾아가 보고한 적이 없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감사원 감사 등을 받는 과정에서 박철규 이사장과 최의원이 만나도록 한 것은 공식적인 회의의 일환이지 인사 청탁 문제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이런 답변은 최 의원의 보좌관 정모(43)씨에게 "최 의원이 연루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한 위증이었다.
그러나 석 달 뒤인 지난해 9월 박 전 이사장이 법정에서 황씨를 채용하라는 외압은 없었다는 자신의 기존 진술을 번복하고 최 의원으로부터 채용 압력을 받았다고 털어놓으면서 전씨의 위증 사실이 확인됐다.

전씨에게 거짓말을 요구한 보좌관 정씨도 위증 및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았다.
전씨는 또 지난해 9월 한 중소기업과 공모해 중소기업청 간부에게 50만원 상당의 주유 상품권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이 중소기업에서 신용카드를 받아 2014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879차례에 걸쳐 2580만원을 쓰기도 했다.

법원 이미지. [중앙포토]

법원 이미지. [중앙포토]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전씨에게 징역 7년에 벌금 2억원을 구형했다.

전씨는 "채용비리로 휴대전화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검찰이 뇌물공여·수수혐의를 찾아낸 것은 위법한 증거 수집"이라며 반발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최 의원 사건의 참고인 신분으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지인의 연락처 등을 확인한다며 휴대전화를 돌려받아 보좌관 정씨와의 통화내역을 삭제하기도 했고 2차 압수영장의 범죄 사실에는 위증·뇌물공여·배임수재가 기재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2013년 1월 중진공 전 이사 김모씨와 함께 최 의원실을 방문해 최 의원으로부터 비서관을 만나고 가라는 말을 듣고 비서관으로부터 황씨에 대한 채용청탁을 받은 사실이 있음에도 위증했고 보좌관에게 부탁을 받아 채용 비리 사건과 최 의원과의 관련성을 부정하거나 축소했다"고 덧붙였다.

또 "피고인은 중진공의 간부로 사업에 참여한 업체들에게 금품을 수수해 중진공 업무처리에 대한 공공·적정성을 훼손하고 2년 8개월 간 공여하고 수수한 금품의 합계가 9500만원에 이르는데도 혐의를 부인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번 법원 판단은 최 의원이 채용 청탁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눈길을 끈다. 더욱이 전씨의 재판부는 최 의원의 재판도 담당하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 25일 열린 자신의 재판에서 "전씨를 만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었다.

한편 최 의원은 2013년 중진공 신입직원 채용에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사실상 비서로 근무한 황씨를 합격시키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강요)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안양=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