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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몰래 모은 '손자들 대학등록금' 잃어버렸다 되찾은 70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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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들의 대학등록금에 쓰려고 가족 몰래 4년간 모은 적금을 현금으로 인출했다가 길에서 잃어버린 70대 남성이 경찰의 도움으로 돈을 되찾았다.

27일 부산 금정경찰서에 따르면 문모(73)씨는 지난 4일 오후 1시 45분께 부산시 금정구의 한 노상에서 5만원권 100매 2묶음(1000만원)을 실수로 떨어뜨렸다.

본 사진은 기사 내용와 관계 없음. [중앙포토]

본 사진은 기사 내용와 관계 없음. [중앙포토]

문씨는 1~2분 만에 돈을 잃어버린 사실을 알아채고 현장을 찾았지만, 돈은 이미 없어진 뒤였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과 1학년인 두 손자의 대학등록금으로 쓰기 위해 노인 일자리로 번 20만원을 매월 4년간 적금으로 모은 돈이었다.

문씨는 최근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전쟁이 발발할까 봐 걱정돼 현금을 집에 보관하려고 적금을 해약한 뒤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돈을 잃어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몰래 모은 돈이었기에 밥도 제대로 못 먹은 채 아무에게도 하소연도 못 했다고 한다.

경찰은 CCTV 등을 토대로 추적에 나서 문씨의 돈을 챙긴 정모(77·여)씨와 박모(64·여)씨를 특정하고 두 사람을 각각 지난 8일과 13일 검거했다.

경찰 조사결과 두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이였지만 당시 문씨 맞은 편에서 걸어오다 정씨가 돈을 먼저 발견했고 정씨 뒤에서 걸어오던 박씨도 이를 발견해 절반으로 나눠 갖고 헤어졌다.

경찰은 두 사람으로부터 피해 금액 전부를 회수해 문씨에게 전달한 뒤 은행에 입금하도록 안내했다. 경찰은 정씨와 박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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