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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김미화, 블랙리스트 피해 조사 신청

중앙일보

입력

방송인 김미화(왼쪽)씨와 황석영 작가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빌딩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 이명박 ㆍ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 관련 조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우상조 기자

방송인 김미화(왼쪽)씨와 황석영 작가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빌딩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 이명박 ㆍ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 관련 조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우상조 기자

소설가 황석영씨와 방송인 김미화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에 출석해 조사신청서를 냈다. 두 사람의 신청을 포함해 이날 오전까지 진상조사위에 접수된 조사신청은 모두 56건이다.
황씨는 신청서 제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가 하수인들을 시켜 문화예술인을 배제ㆍ고립ㆍ왕따시켰다. 문화 야만국의 자기 치부를 드러낸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010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신문 기고를 한 뒤 국정원 직원으로부터 ‘이제부터 정부 비판을 하면 큰 망신을 주거나 폭로하는 식으로 나가게 될테니 자중하라’는 말을 들었다. 이후 과거 방북 직후 안기부와 공안당국이 일방적으로 주장했던 혐의 내용이 교묘히 짜깁기돼 개인 블로그를 통해 인터넷 상에 유포됐는데 이는 국정원에서 흘려주지 않고는 일반인이 알 수 없는 내용이었다”면서 “이를 배포한 최초의 인물과 그 배후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 “2014년부터 매년 6월 국민은행 동대문지점에서 검찰 측의 ‘수사 목적’에 의한 요청으로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통보받는다”면서 “어떤 수사목적이었는지 밝혀달라”고 했다.
그는 정부로부터 회유받은 사례도 공개했다. 2014년 세월호 사건에 대한 작가회의 성명서 발표에 그가 대표로 나가 기자회견을 한 뒤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 개작에 대한 기고와 통일위원회 참여 등을 제안받았다는 것이다.
한편 김씨는 지난 19일 검찰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으며 보게된 국정원 문건에 대해 언급하며 “나를 골수좌파ㆍ종북세력으로 묘사하고 마지막엔 ‘수용불가’라고 적어놓았더라. 굉장히 많은 국정원 문건에 ‘원장지시’‘민정수석 요청’‘청와대 일일보고’라는 표시가 기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또 “방송사와 경제인협회, 방송 관련 단체, 광고사, 정부 각 유관기관들, 지방행사 등에 ‘김미화’가 노출되지 않고 활동하지 못하도록 한 증거자료들이 엄청나게 발견되고 있다”면서 “이게 내가 사랑한 대한민국인지,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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