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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에 '악마의 총' AK-47 소총 개발 칼라시니코프 동상 세워져

중앙일보

입력

[사진 '알자지라' 캡처]

[사진 '알자지라' 캡처]

지난 71년 동안 2억 정 이상이 생산돼 '명품'으로 평가받는 AK-47 자동소총의 개발자 미하일 T 칼라시니코프의 동상이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가에 세워졌다.

러시아 정부와 국영 방산업체 로스텍은 19일 모스크바 중심부인 '가든 링 로드'에서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문화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칼라시니코프 기념 동상 제막식을 가졌다. 10m 높이의 이 동상은 러시아 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 동상이 들어선 곳 인근에 들어섰다.

러시아 남부 시베리아 알타이 공화국의 빈농 출신인 칼라시니코프는 철도 기술자로 일하던 19살 때인 1938년 입대, 전차부대에서 근무하다 1941년 부상으로 병원 신세를 지면서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독일군에 속수무책 당하던 소련군 병사의 처지에 안타까움을 느껴 개인 화기 연구에 나서게 됐다고 한다. 그는 1941년에 첫 견본을 내놓은 후 여러 차례의 성능개량 작업과 시험을 거쳐 1947년 마침내 완성품을 내놓았다. AK-47의 47은 완성품 개발연도를 뜻한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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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47은 나사 연결부가 거의 없어 분해와 조립이 간단한 데다 노리쇠도 단순했다. 물에 젖거나 모래 등 이물질이 들어가도 고장이 거의 나지 않았다. 전자동 발사에다 제작비용도 저렴했다. 소련군 당국은 AK-47을 공식 채택했고 1949년부터 군에 보급하기 시작해 1950년대 중반에는 전군이 이를 갖췄다.

가성비가 뛰어난 AK-47은 아프리카 밀림에서부터 남미 혁명 전장, 아프가니스탄의 고산지대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 보급돼 성능이 입증되면서 '자동소총의 지존'으로 평가받기도 했으나,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으면서 AK-47은 '악마의 총'이라고도 불리며 증오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테러범들이 애용해 악명높은 총으로도 알려져 있다.

2013년 9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칼라시니코프는 생전 "내가 개발한 AK-47 소총이 나쁜 사람의 손에 들어가 많은 불행을 초래한 것이 안타깝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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