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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구테흐스 만나 “북핵 중재 노력에 적극 호응할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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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사무국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평창 겨울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를 소개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사무국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평창 겨울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를 소개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한·미 관계를 과거의 일방적인 관계로부터 이제는 우리도 우리 몫을 좀 더 하는, 좀 더 대등한 관계로 건강하게 발전시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뉴욕 지역 동포와의 만찬 간담회에서 “한·미 관계, 아주 굳건하니까 너무 염려 마시라”며 이같이 밝혔다.

구테흐스, 북핵 외교적 해법 강조 #대북 특사 등 구체적 논의는 안 해 #대통령, 방미 첫날 뉴욕 동포 만나 #“한·미 입장 완벽히 같을 순 없지만 #북핵·미사일 공조는 철석같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최근 북핵 문제 대응 등을 놓고 한·미 간의 갈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우선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지금 한·미 동맹 그 자체로도 그렇고, 북한 핵이나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에서도 그렇고, 한국과 미국 간의 공조는 정말로 철석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한국과 미국 간의 입장이 완벽하게 같을 수는 없다”며 “예를 들면 주한미군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한국이나 미국이나 공동의 이익을 가지지만 그러나 주한미군의 방위비를 놓고 더 분담해라, 충분하다, 이런 논란은 양국 간에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요구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문제와 관련해서도 “한·미 FTA가 양국 간의 교역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서로 이견이 없다”며 “그러나 FTA 협정 내용을 놓고 좀 더 미국에 유리하게 해야겠다, 우리 한국에 좀 유리하게 해야겠다, 이런 논란은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동포 간담회에 앞서 뉴욕에서의 첫 일정으로 유엔사무국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했다. 문 대통령이 구테흐스 사무총장에게 “북핵 문제가 평화적 방식으로 근원적·포괄적으로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유엔 사무총장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대화 중재 노력에 한국 정부가 적극 호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북핵 문제는 최종적으로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자신의 원칙을 재차 강조한 말이다.

이에 대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가 조속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우리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하에 가능한 노력을 해 나가겠다”며 “한국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관심 있게 보아왔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안 이행을 위한 국제사회 단합과 함께 군사적 해법이 아닌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접견은 예정됐던 10분을 넘겨 17분 동안 진행됐다. 그러나 대화 중재의 구체적 방식은 논의되지 않았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당부한 중재가 남북 간의 대화일지, 전체 국제사회 차원의 대화일지, 아니면 미국과 북한의 대화일지는 얘기하지 않았다”며 “어쨌든 그런 (의미의) 중재 노력이라는 원론적 표현으로 대화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유엔 차원의 ‘대북특사 파견’에 관한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짧은 대화에서 (대북특사 등) 구체적인 것까지 논의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8월 16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유엔 정무국 사무차관보가 북핵 문제와 관련한 중재 또는 주선(good offices)은 언제나 가용하다는 뜻을 밝혔고, 구테흐스 총장도 지난 16일 같은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이날 면담에서는 우리 정부가 발표한 800만 달러 규모의 대북 인도적 지원 계획과 관련한 대화는 나오지 않았다고 박 대변인은 설명했다.

뉴욕=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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