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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5단지 효과, 송파구 재건축도 속도 높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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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의 ‘대장주 ’인 잠실주공5단지를 초고층 아파트로 재건축하는 걸 서울시가 승인했다. 잠실역 사거리 일대 최고 15층 3930가구 아파트를 재건축해 최고 50층 주상복합·아파트 등 총 6401가구로 탈바꿈시킨다는 내용이다.

가락현대1차·가락극동·삼환가락 #서울시 재건축 정비계획 통과 #17개 단지 1만8184가구 대상 #문정동 법조타운 조성 등 호재 #“속도 빠르지만 아직 초기 단계”

부동산 시장, 특히 송파구에는 화려한 뉴스였다. 하지만 하루 앞선 6일에도 송파구에서는 재건축 아파트 소식이 들려왔다. 이날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가락1차현대·가락극동·삼환가락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을 각각 수정 가결했다고 발표했다. 가락현대1차 514가구는 최고 22층 915가구, 가락극동 555가구는 최고 35층 1070가구, 삼환가락 648가구는 최고 35층 1082가구로 각각 재건축하는 내용이다.

이들 세 곳은 모두 1984년에 준공해 33년 된 12~15층 노후 아파트 단지다. 세 아파트 모두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가락동·문정동 일대에서 가장 재건축 속도가 빠른 아파트 단지로 꼽힌다. 서울시 측은 “아파트 노후화로 주민이 생활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인근 도시 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재건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 송파구가 강남구에 이어 재건축 아파트의 메카로 뜨고 있다. 잠실5단지에서 분 재건축 바람이 송파구 일대로 확산하는 추세다. 서울 아파트값은 송파구의 강세에 힘입어 8·2 부동산 대책 이후 처음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11일 기준 전주 대비 0.01% 상승하며 5주 연속 하락세를 멈췄다. 재건축이 본궤도에 오른 잠실 주공5단지가 있는 송파구가 0.09% 오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송파구엔 1970~80년대 지은 10층 이상 중층 아파트 단지가 많다. 현재 송파구에서만 총 17개 단지 1만8184가구가 재건축 대상이다. 2010년 이후 안전진단을 신청한 단지다. 강남구(40개 단지, 2만8992가구)에 이어 2번째다. 특히 송파구 가락동·문정동 일대에만 1984~85년 준공돼 재건축 연한(30년)을 넘긴 아파트가 12개 단지, 7900가구다.

송파구는 잠실 엘스(잠실주공1단지)·리센츠(잠실주공2단지)·트리지움(잠실주공3단지) 같은 재건축 대단지가 2000년대 후반 일제히 입주하면서 인근 아파트의 재건축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잠실5단지를 비롯해 인근 미성·크로바·장미아파트가 대표적인 수혜주였다. 최근엔 잠실 재건축 지도가 범위를 넓혔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잠실을 주무대 삼았던 송파 재건축이 가락동·문정동·오금동·송파동 등 동남쪽으로 번지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 문정동 법조타운과 인접한 문정동 136 일대 대규모 단독주택 지역이 대표적이다. 2010년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된 뒤 6년 동안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조합설립인가, 올 7월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등 순항하고 있다. 재건축 이후 최고 18층 1265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84년 준공한 송파동 166 가락삼익아파트도 사업 진행이 한창이다. 지난 7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기존 12층 936가구가 재건축 이후 최고 32층 1650가구 새 아파트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같은해 준공한 오금동 오금현대아파트(1316가구)와 85년 준공한 방이동 대림아파트(480가구)도 사업 초기 단계다. 전문가들은 송파 남부권에 문정동 법조타운 조성, 가락시장 현대화 같은 개발 호재가 있어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전망한다. 내년 입주를 앞둔 ‘송파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9510가구)’ 조성이 일대 재건축 사업에 힘을 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송파 헬리오시티는 국내 최대 규모 단일 아파트 단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송파구는 재건축 사업 진행 속도가 빨라 가치 상승 여지가 있다. 아직 사업이 초기 단계이고 중층 아파트가 많아 강남구 개포동, 강동구 둔촌동 등에 비해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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