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평택기지로 반출을 승인한 주한미군 용산기지 내 기념물 56건에 1978년 한미연합군사령부 창설 기념 박정희 전 대통령 휘호 비석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이 10일 문화재청에서 제출받은 ‘용산미군기지내 기념물·기념비 평가결과 목록’ 자료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미군 측이 요청한 68건 중 56건의 반출을 승인했다.
반출이 승인된 기념물은 박 전 대통령이 한미연합사 창설 당시 휘호를 하사한 것을 기념하는 ‘Fortress of Peace’ 비석을 포함해 주한미군군사고문단 기념비, 6·25전쟁에서 전사한 미 7사단코이너 소위의 이름을 딴 ‘캠프 코이너’ 안내 동판 등이다.
이들 기념물의 반출이 승인된 이유는 “주한미군 역사와 관련됐다”는 것이다. 또 이순신 장군 동상, 천안함 관련 기림비 등은 “최근에 조성되어 문화재적 가치 미미하다”는 이유로 반출이 허가됐다.
일본군이 1931년 만주사변에서 사망한 장병을 추모하기 위해 1935년 용산기지 자리에 세웠던 충혼비 비석을 미군이 교체해 세운 ‘한국전쟁 미군 기념비(미8군 본부 기념비)’도 반출이 승인됐다.
반면 조선 시대나 일제 때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석물과 초소 등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현지 보존 결정이 내려졌다.
유성엽 의원은 “용산기지는 우리 역사의 일부다. 해방 이후 무분별한 문화재 반출의 역사가 또다시 되풀이돼선 안 된다”며 “이전 후 용산부지 활용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문화재 보존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