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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계란 판매 회복세…동네 수퍼는 울상

중앙일보

입력

대형마트 계란 소비가 회복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아직 동네 수퍼 등 소매점은 계란 파동 이전의 50%에 그치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대형마트 계란 소비가 회복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아직 동네 수퍼 등 소매점은 계란 파동 이전의 50%에 그치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대형마트의 계란 판매가 회복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대형마트 이외의 판매는 여전히 바닥 수준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하루 100만 개 정도의 계란이 입고되고 있으며 판매는 약 90% 선”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홈플러스도 비슷한 판매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충제에 오염된 계란’ 파동 직후 전주 대비 10%로 급락한 것에 비하면 대형마트 계란 판매는 사실상 정상 궤도에 올라온 셈이다.

이마트 등 대형마트, 계란 판매 90%선 #동네 수퍼에선 싼 가격에도 안 팔려 #"내릴 때는 찔끔…계란 대신 고기로 대체"

그러나 마트 3사의 계란 소비량은 전체의 10% 수준이다. 강종성 대한계란유통협회장은 “현재 하루 약 30000만 개의 계란이 생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60~70%는 전국의 2000여 도·중매상을 통해 식품업체와 동네 슈퍼 등 소매점으로 납품된다”며 “계란 파동 전에 비해 50% 정도 소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팔리지 않은 계란은 창고에 쌓이거나 이후 폐기되는 수순을 거치고 있다.

일부 도매상들은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한 가격에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계란 유통업을 하는 A씨는 “계란 원가는 100원 남짓이지만 손해를 감수하고 원가 이하로 넘기기도 한다”며 때문에 “동네 슈퍼에선 한 판에 3000원 이하로 팔리기도 하지만 여전히 판매는 부진하다”고 말했다.

양계협회는 지난 1일 산지 가격을 개당 105원(대란)으로 내렸다. 지난해 9월 평균(136원)에 비해 30원 내린 가격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형마트는는 여전히 5000원대 중반(30개 기준) 가격에 팔고 있다. 소비자 반응은 냉담하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주부 고윤경(38) 씨는 “한 판에 1만원 가까이 할 때는 순식간에 올라가더니 내릴 때는 찔끔”이라며 “아들 셋을 키우고 있는데 계란 대신 육류 소비를 늘려 별 문제 없이 식단을 꾸리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대기업 브랜드 계란과 슈퍼마켓 계란은 품질에 큰 차이가 없다”며 “현재 등급 판정은 신선도가 아닌 크기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농가에서 같은 날짜에 생산된 계란이 브랜드 계란이냐 아니냐에 따라 가격이 2000원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양계협회와 지자체가 펼친 계란 소비 촉진 이벤트에 힘입어 한때 회복세를 보이던 계란 소비는 지난 4일 부산 지역 유통점에서 살충제에 오염된 계란이 나오면서 다시 한풀 꺾였다. 강 회장은 “보통 추석을 앞두고 물량을 비축하기 때문에 유통량이 늘고 가격이 오르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특수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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