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효과’가 없다.
안 대표가 선출된 지 보름이 지났지만 당 지지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지난 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조사에서는 4%의 지지를 받아 원내정당 중 최하위였다. 안 대표가 지난주 내내 호남에서 머무른 이유다.
안 대표는 10일 당 지지율에 대해 입을 뗐다. 안 대표는 “(지지자들이) 완전히 떠난게 아니라 계속 잘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세가지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말한 3가지는 ^당 개혁 ^정기국회에서의 역할 ^호남 공략이었다.
①‘제2창준위’ 당 개혁에 성공할까=안 대표는 10일 제2창당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당 혁신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안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창당위에 혁신과 변화의 컨트롤타워(를 세워), 당의 조직, 전략, 인재영입, 지방선거기획 등을 선도하고 조율하는 권한을 부여할 것”이라며 “제2창당위 성과가 제대로 실천될 수 있도록 모든 당력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제2창당위 공동위원장으로는 당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김태일 영남대 교수와 대선평가위원이었던 오승용 전남대 교수가 선임됐다.
창당위원회가 얼마나 힘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당초 안 대표는 손학규 전 대표와 김한길 전 상임선대위원장 등 거물급 인사에게 창당위원장직을 제안했지만 두 사람 모두 사양했다. 현역 의원들의 참여도 변수다. 이날 창당위 발표 현장에 참석한 현역의원은 비서실장인 송기석 의원 뿐이었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창당위 활동에 현역의원들은 별다른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②정기국회 역할론=안 대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존재감을 보일 것”이라며 “국민들이 국민의당이 국회 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아시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취임 후 ‘선명 야당’을 강조해온 만큼 대정부 질의 등에서 정부ㆍ여당에 강공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현재 4당 구도(원내교섭단체 기준)에서 제3당인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캐스팅 보트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선 국회 주도권을 쥘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선명야당 행보를 펼치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과 차별화에 실패해 호남 민심의 역풍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우선 정기국회의 첫 가늠자는 11일로 예정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처리다. 국민의당 내에서는 찬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당초 김 후보자가 호남 출신에 개혁성향을 갖고 있다는 점은 찬성 기류가 높았지만, 군내 동성애 옹호 논란이 벌어지며 판세를 알 수 없게 됐다. 국민의당 의원들에게는 기독교인들이 보낸 임명 반대 요구 문자가 쇄도하고 있다.
③‘호남홀대론’으로 호남민심 잡을까 = 호남 민심 회복은 국민의당이 당면한 첫 과제다. 안 대표는 지난 6일부터 4박 5일 간 호남 지역에 머물렀다. 안 대표가 내세운 카드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등을 근거로 한 ‘호남홀대론’이었다.
안 대표는 지난 7일 “광주ㆍ전남의 SOC 예산이 전액 또는 대폭 삭감된 사례가 넘친다. 두 번 다시 호남이 상처 입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 등 호남 방문 내내 SOC 예산 삭감 문제를 제기했다.
국민의당이 지난 총선 때 호남에서 퍼진 노무현 정부의 호남 홀대론과 반문(문재인)정서의 결합으로 톡톡한 재미를 봤다. 하지만 호남홀대론이 제대로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대선 때도 박지원 전 당 대표 등이 호남 지역에서 “문재인 후보는 호남 인사를 차별해왔다”고 하는 등 호남 홀대론을 적극 제기했지만 “지역감정을 조장한다” 등의 역풍을 맞기도 했다.
현재 국민의당의 목표는 두 자릿수 지지율 회복이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안 대표가 당내의 리더십을 확보하고, 호남에서도 지지가 어느정도 회복되면 외연 확장에 적극 나설 수 있다고 본다”며 “관건은 올해가 가기 전에 두 자릿수 지지율을 회복하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