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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2등 징크스 깨고 아마 골프 ‘별’ 된 김한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골프 국가대표 상비군 김한별(21·한국체대3·사진)이 국내 최고 권위의 아마추어 대회에서 ‘만년 2등 징크스’를 깨고 우승했다.

허정구배 14언더파로 우승 #“국가대표 되려 독기 품고 준비”

김한별은 8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골프장에서 끝난 허정구배 제64회 한국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4언더파로 정상에 올랐다. 자신의 생일(9월 6일)이었던 2라운드부터 선두에 올라선 그는 2위 김동은(20·서일대·8언더파)을 6타 차로 제쳤다. 김한별은 지난 6월 호심배에 이어 한 시즌 두 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번 우승으로 장학금 200만원을 받았다. 1954년 창설된 이 대회는 아마추어 골프의 최고봉을 가리는 대회다.

경기를 마친 뒤 김한별은 “2등보단 1등이 확실히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중학교 1학년 때 부모를 따라 골프장을 갔다가 흥미를 갖게 돼 골프를 시작한 그는, 타이거 우즈(미국)를 롤모델로 삼고 꿈을 키웠다. 중·고교 시절 혼자서 샷과 퍼트를 연구하며 자신만의 감각을 키웠다.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에도 출전해 단체전 동메달을 땄다. 그러나 유독 국가대표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국가대표 선발전마다 ‘한 끗’ 차이로 태극마크를 다는 데 실패했다. 2017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8명을 뽑는데 9위에 그쳐 상비군에 머물렀다. 지난해엔 호심배와 송암배에서 모두 준우승으로 만족해야 했다.

연이은 준우승과 국가대표 탈락을 통해 배웠고 더 강해졌다. 김한별은 “독기를 품고 준비했다. 내년 8월에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아시안게임도 열리기 때문에 꼭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선 기복 없는 경기력으로 2~4라운드 줄곧 선두를 지켰다. 드라이버샷과 퍼트에 자신이 있다는 그는 “최종 라운드는 좀 지친 상태여서 힘겹게 풀어갔다. 다행히 중반 이후 퍼트가 잘 돼서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이름 ‘한별’은 ‘한 분야에서 스타가 되라’는 뜻에서 할아버지가 지어줬다. 김한별은 “이름처럼 한국 남자 골프의 별이 되고 싶다”며 “한국 남자 골퍼 하면 김한별이라는 이름을 떠올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성남=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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