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막판 30분 헐거워진 우즈베크 수비 빈틈 노려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0면

승부는 후반 15분부터다. ‘기회’ 도 ‘위기’ 도 후반 15분 이후에 찾아온다. 막바지 30분에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려있다.

데이터 분석한 신문선 교수 조언 #잔뜩 웅크렸다 후반 15분부터 공세 #뒷공간 넓어져 골도 실점도 많아 #교체 카드 잘 활용 빠른 침투 필요

축구해설위원 출신의 신문선(59·사진)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는 4일 서울 명지대 방목학술정보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 전력 분석 세미나에서 “우즈베크는 60분간 버틴 뒤 막판 30분에 승부를 거는 팀”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우즈베크는 수비 위주의 역습 축구에 능하다. 플레이메이커 세르베르 제파로프(35·에스테그랄), 주장 오딜 아흐메도프(30·상하이 상강) 등의 패스가 좋다. 볼 키핑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볼을 자주, 오래 소유하면서 경기의 템포를 조절하는 스타일이다.

경기 초·중반 철저히 웅크린 우즈베크는 후반 중반 이후 발톱을 드러낸다. 신 교수는 “우즈베크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경기를 치르는 동안 6골에 그쳤다. 득점력은 최종예선에 참가한 10팀 중 가장 약하다”면서 “우즈베크는 6득점 중 5골을 후반에 몰아 넣었는데 그 중에서도 4골이 후반 15분 이후에 나왔다. 한국 수비진이 유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즈베키스탄의 전술 구심점은 제파로프다. 후반에 교체 투입되는 베테랑 공격수 알렉산더 게인리흐(33)가 막판 전술 변화를 이끈다”고 덧붙였다.

막판 30분은 한국이 득점할 수 있는 ‘골든 타임’ 이기도 하다. 최종예선 9경기에서 우즈베크는 7실점을 기록했는데 후반 15분 이후에만 5골을 내줬다. 신 교수는 “공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수비의 밀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즈베크의 왼쪽 측면 수비수 이고르 데니소프(33·디나모 모스크바)의 오버래핑이 공격 강화의 신호탄이다. 데니소프가 공격 지역에 진출하면 수비 지역에 넓은 뒷공간이 생긴다. 발이 느린 우즈베크 중앙수비수들이 이 지역을 커버하는데 애를 먹는다. 우리 공격수들이 집중 공략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우즈베크 공략 해법으로 신 교수는 ▶빠른 템포 ▶강한 압박 ▶효과적인 선수교체 ▶공중볼 장악 등의 4가지를 꼽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우즈베크와의 홈 경기(2-1승) 당시 우리나라는 경기 흐름을 느리게 끌고가다 먼저 점수를 내주고 어려움을 겪었다”며 “상대가 홈 어드밴티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반 초반부터 강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 빠른 경기 운영과 강한 압박으로 기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상대가 후반에 득점 못지 않게 실점도 많은 만큼 이 부분을 파고들 수 있는 교체 카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중볼 장악’은 상대 밀집수비를 뚫어낼 해법이다. 신 교수는 “지난달 31일 이란전(0-0)에서 우리나라가 유효슈팅 0개에 그친 이유는 대부분의 슈팅(8개 중 6개)이 페널티박스 밖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라면서 “우즈베크전에서도 프리킥, 코너킥 등 세트피스 찬스에서 공중볼 다툼을 벌여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