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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스모킹건’ 제논을 찾아라 … 미 특수정찰기 WC-135 등 총동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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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 6차 핵실험 │ 실제 수준

3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발생한 규모 5.7의 지진에 대해 기상청은 2시간30분 뒤 핵실험에 의한 인공지진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북 2~3중 밀폐 탓 1차 때만 잡아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인공지진은 자연지진과 지진파·음파·진원의 깊이 면에서 확연히 다르다. 지진 시에는 P(Primary)파와 S(Secondary)파가 발생한다. P파는 지진파의 진행 방향으로 앞뒤 수평으로 진동을 하며, 전달 속도는 초당 7∼8㎞ 정도다. 반면 S파는 상하로 진동하며 전달되는데, 전달 속도는 초당 4~5㎞로 P파에 비해 느리다. 인공지진은 초기 P파만 두드러질 뿐 S파를 포함한 이후 파형이 단순하다. 자연지진은 대부분 S파의 진폭이 더 크거나 S파와 P파가 비슷하다. 또 자연지진은 대부분 음파가 발생하지 않지만 인공지진은 폭발로 인해 공중음파가 발생한다. 또 자연지진은 진원의 깊이가 10∼15㎞ 정도지만 인공지진은 거의 지표면 근처에서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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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핵실험 물질이 뭔지는 지진파 등의 분석만으론 알 수 없다. 외부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을 공기 중에서 포집한 뒤 분석해야 한다. 핵실험 판정의 ‘스모킹건’은 제논(Xe)이나 크립톤(Kr)과 같은 불활성 기체다. 자연 상태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핵실험의 결정적 증거로 꼽힌다.

핵실험 후에는 육·해·공 방사능 핵종 탐지기가 총동원된다. 이를 위해 전국에 3대의 고정식 탐지기가 설치됐고, 1대의 이동식 탐지기는 함정에 탑재해 해상에서 방사성 물질을 탐색한다. 공군의 전술통제기(KA-1)도 포집 장비를 달고 대기 중 방사성 물질을 찾아나선다.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 때마다 WC-135 스니퍼(Sniffer·냄새 탐지기)란 특수 정찰기를 일본으로 출동시켰다. 6차 핵실험도 마찬가지였다.

입체적 탐지작전이 펼쳐지지만 지금까지 2006년 1차 핵실험 때만 방사성 물질을 잡아 북한이 풀루토늄탄을 터뜨린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 미국의 WC-135가 동해상 울릉도 근처에서 제논을 포집했다. 북한이 핵실험장으로 만든 풍계리 만탑산 지반은 단단한 화강암이다. 북한은 갱도를 낚싯바늘 모양으로 파 내려간 뒤 9중의 칸막이를 쳤다. 핵실험 후에는 철근·콘크리트·고무·아연 등으로 2~3중 밀폐를 해 핵종이 새어 나갈 틈이 거의 없다.

강찬수·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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