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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년 현무미사일 개발·양산에 5000억원 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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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방과학연구소가 지난 24일 사거리 800㎞ 현무-2C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 동영상을 29일 공개했다.실전 배치에 앞서 마지막 시험발사를 한 현무 2-C 미사일은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사진 국방부]

국방과학연구소가 지난 24일 사거리 800㎞ 현무-2C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 동영상을 29일 공개했다.실전 배치에 앞서 마지막 시험발사를 한 현무 2-C 미사일은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사진 국방부]

정부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핵심 전력으로 꼽는 현무미사일을 개발·양산하는 데 5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43조1177억원 규모의 내년 국방 예산안을 29일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 국방예산 6.9% 늘려 43조원 #북 선제타격, 미사일 방어 3축 체계 #2020년대 초반 조기 구축 나서 #장사정포 제압할 유도탄 개발도

2018년도 국방 예산안은 2017년 예산(40조3347억원)보다 6.9% 늘어났다. 2009년(7.1%) 이후 가장 크게 늘어났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주변국 간 긴장이 고조돼 국방 예산을 크게 늘릴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국방 예산 증가율은 4.0%였다.

정부 소식통은 “현무 사업 예산안을 당초 계획(3000억~4000억원)보다 늘려 5000억원으로 잡았다”며 “이는 3축 체계를 가급적 빨리 구축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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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축 체계는 킬체인(Kill Chain·전쟁이 임박할 때 북한의 미사일·방사포를 선제공격하는 체계),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적 지휘부를 타격하는 작전)을 말한다. 내년 국방 예산안은 3축 체계를 당초 목표인 2020년대 중반에서 2020년대 초반으로 앞당겨 완성하려는 데 중점을 두고 짜였다. 전체 방위력 개선비(전력증강 예산·13조4825억원)의 약 32%인 4조3359억원이 3축 체계 구축에 쓰인다.

현무미사일은 킬체인과 KMPR의 핵심 자산이다. 미사일은 다른 무기 체계에 비해 사거리가 길면서 탄두의 위력이 세고 신속한 공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현무는 탄도미사일인 2계열(최대 사거리 300~800㎞)와 순항미사일인 3계열(500~1500㎞)로 나뉜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지난 24일 시험발사한 미사일은 현무-2B(500㎞)와 현무-2C(800㎞)다. ADD 측은 “실전 배치를 위해 실시한 마지막 시험발사”라고 밝혔다. 내년부터 이들 미사일은 양산에 들어간다. 특히 ADD가 공개한 현무-2B는 북한의 갱도·지하시설을 뚫고 들어갈 수 있는 관통탄두를 달았다. 유사시 산속 지하벙커에 몸을 숨길 것으로 예상되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북한 지휘부를 노려 만든 무기다.

군 당국은 현무미사일의 정밀유도 능력을 키우고 북한 장사정포를 제압할 수 있는 전술지대지 유도탄도 개발할 예정이다. 한·미 미사일 지침이 개정돼 사거리와 탄두 중량 제한이 풀릴 경우를 대비한 준비도 해놓기로 했다. 또 킬체인에 눈을 달기 위해 정찰위성과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도 도입한다.

한편 국방부는 군 복무 여건를 개선하는 데도 중점을 두기로 했다. 군 복무 중인 장병(병장 기준)의 월급은 내년부터 최저임금의 30% 수준인 40만5700원으로 오른다. 군 복무를 하더라도 어학·기술 자격증을 따거나 원격 강좌, 온라인 학습콘텐트를 들을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범 실시한다. 또 현재 전국에 89개로 운영 중인 군 어린이집 운영비 지원도 늘리기로 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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