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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라인 넘나…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주식·원화·채권 '트리플 약세'

중앙일보

입력

‘레드라인을 넘을 것인가’. 태평양을 겨냥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금융시장에도 충격을 줬다. 주식ㆍ외환ㆍ채권시장 모두 얼어붙었다.

새벽 북한의 사거리 2700㎞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넘어 태평양을 날았다는 사실이 공개된 29일. 오전 9시 코스피는 개장과 동시에 급락하며 2370선과 2360선을 연이어 내줬다. 1% 넘게 떨어지며 장중 한때 2330대까지 밀렸다. 이후 저가 매수에 나선 개인의 ‘사자’ 행렬에 코스피는 간신히 2350대까지 회복했다. 이날 코스피는 하루 전보다 0.23%(5.56포인트) 내린 2364.74에 마감했다.

외환ㆍ채권시장도 타격을 입었다. 서울 외환시장 개장과 함께 미국 달러당 원화가치는 전일 대비 6.3원 떨어진 1126.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국고채 3년물 금리 역시 전날과 비교해 0.014%포인트 상승한(수익률 하락) 연 1.772%로 마감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아올린 29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뉴스를 보고 있다. 우상조 기자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아올린 29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뉴스를 보고 있다. 우상조 기자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이 처음으로 일본 상공을 통과한 사실이 알려지며 일본 증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하루 전보다 0.45%(87.35포인트) 떨어진 1만9362.55로 장을 마쳤다.

웃은 건 방산주뿐이다. 안보 위기가 불거지며 빅텍(7.31%), 스페코(2.41%) 등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은 “대북 안보 위기는 올해 계속 이어질 이슈”라며 “지난해 9월 9일 건국절 북한은 5차 핵실험을 했는데 올해 건국절을 전후해 비슷한 추가 도발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실제로 군사적 충돌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게 보고 있고 내성도 생겼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과민함은 추후 떨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한이 미국과 유리한 조건의 협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긴장 상황은 반복적으로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는 “안보 위협에 대한 금융시장의 민감도가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8월 초 ‘괌 타격’ 대치 때만큼 큰 금융시장 충격은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조현숙ㆍ이새누리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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