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물도 못 마신 ‘속 타는 임종석’에 문 대통령이 한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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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 운영위원회에 대한 청와대 업무보고에 참석했던 소회를 24일 밝혔다.

임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가 시작하기에 앞서 농담조로 “그제(22일) 목이 말라서 물을 마시고 싶었는데 제가 물을 못 마셨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비서실장이 2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각각 물과 커피를 마시며 목을 축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비서실장이 2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각각 물과 커피를 마시며 목을 축이고 있다. [연합뉴스]

임 실장은 박기영 전 과학기술본부장과 유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과 관련한 인사 논란에 대해 고개를 숙였지만, 여성 비하 논란으로 야권이 해임을 요구하고 있는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거취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인사권이 존중되는 것이 옳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이 말을 들은 한 참석자가 “‘속 타는 임종석 비서실장’ 같은 사진 기사가 나갈까 봐 그런 것”이라고 말하자 참석자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럴 때는 좋은 방법이 있다”며 “얼른 미리 물을 마셔두는 것”이라고 말해 웃음소리는 더 커졌다.

이날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생략하고 곧바로 비공개회의를 시작했다. 최근 대통령 메시지가 다소 많이 나온 측면이 있고, 31일까지 거의 매일 부처 업무보고가 예정된 만큼 앞으로도 기회가 많다는 청와대 참모들의 건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살충제 계란' 파동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제도개선 방안, 9월 중순 유엔(UN) 총회 참석 관련 기본 보고 등의 안건이 다뤄졌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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