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서 테러위협에 콘서트 취소…가스통 실은 차량 발견

중앙일보

입력

2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발견된 스페인 밴 차량. 차량엔 가스통 여러 개가 실려 있었다. 밴 운전자 역시 스페인 국적으로, 로테르담 경찰이 체포해 테러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발견된 스페인 밴 차량. 차량엔 가스통 여러 개가 실려 있었다. 밴 운전자 역시 스페인 국적으로, 로테르담 경찰이 체포해 테러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주 스페인 차량 테러의 여파로 테러 위협이 제기되면서 2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국 록밴드의 공연이 취소됐다.

로테르담 미 록밴드 공연장 인근에서 #지난주 바로셀로나 차량테러 연상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로테르담 경찰은 미 록밴드 알라-라스(Allah-Las)의 콘서트장 인근에서 가스통을 여러 개 실은 밴을 발견해 차량 운전자를 긴급 체포했다. 차량 운전자는 스페인 국적의 남성으로, 밴도 스페인 차량 번호판을 달고 있었다.
지난 17일 스페인 바로셀로나 카탈루냐 광장 인근에선 밴이 인도로 돌진해 15명이 사망하고 120명 이상이 다쳤다. 로테르담시로선 정황상 테러 가능성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23일(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 중인 아흐메드 아부탈레브 로테르담 시장. [A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 중인 아흐메드 아부탈레브 로테르담 시장. [AP=연합뉴스]

아흐메드 아부탈레브 로테르담 시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스페인 경찰로부터 테러가 우려된다는 첩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이 차량 운전자를 조사 중이며, 군 폭발물 전문가가 밴에 실린 가스통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테러 우려에 따라 로테르담 당국은 알라-라스의 콘서트를 취소하기로 결정하고 밴드 측에 동의를 구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다만 아부탈레브 시장은 스페인으로부터 받은 상세한 첩보 내용이나 출처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아직 밴과 테러와의 연관성을 단정 짓기는 이른 시점”이라며 “테러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법무부 대변인은 “테러대응 단계도 5단계 중 4단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현 상황에선 달라질 게 없다”고 말했다.

스페인 언론매체 유로파 프레스도 스페인 대테러국 관계자를 인용해 스페인 국적 운전자가 로테르담에서 테러 관련 혐의로 체포됐단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테러와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밴이 스페인 차량인 점이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출신의 록밴드 '알라-라스' 멤버들.

미국 로스앤젤레스 출신의 록밴드 '알라-라스' 멤버들.

한편 이날 공연이 취소된 알라-라스는 밴드명 때문에 몇년 전부터 테러 위협에 시달려왔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알라는 이슬람교의 유일신(God)을 뜻하는 단어로 무슬림들로부터 “불쾌하다”는 항의 및 협박 이메일을 받았다고 한다.
밴드 멤버들은 지난해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신성한 음악을 추구하려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라며 “이것 때문에 무슬림들이 기분이 상할지 몰랐다. 항의 메일을 받을 때마다 답장을 보내 작명 취지를 설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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