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메르켈 "북한과 전쟁하면 미국편 안들 수도" 슐츠는 美 핵무기 철수 요구

중앙일보

입력

다음 달 총선을 앞둔 독일 정치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견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무역과 국방비 증액 문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독일 주요 정치인들은 견해차를 보여왔는데 최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발언을 주고받은 이후 이 같은 기류가 강해졌다.

베를린에서 언론 주최 행사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AP]

베를린에서 언론 주최 행사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AP]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3일(현지시간) “북한과 미국이 군사적으로 대결하게 되면 자동으로 미국 편을 들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베를린에서 현지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가 주최한 행사에서 “북한 관련 위기를 군사적 행동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그렇게 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제사회는 군사적 옵션에 의지해선 안 되며 아직 외교적 해결책을 완전히 활용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단순히 외교적 해결을 주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한ㆍ중ㆍ일 지도자들이 북한 지도자 입장에서 현 상황을 바꿔 생각하는 것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유럽연합(EU)도 한반도 긴장 해소를 위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르켈 총리는 "미국이 세계 문제에 아무 신경을 쓰지 않을 경우 위대한 국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나와 다른 의견을 갖고 있지만, 대선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고도 말했다.
다음 달 24일 독일 총선을 앞두고 메르켈 총리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 당수는 독일에 배치된 미국 핵무기의 철수를 주장했다고 슈피겔 온라인이 보도했다.

마르틴 슐츠 [AP=연합뉴스]

마르틴 슐츠 [AP=연합뉴스]

 슐츠 당수는 전날 선거 유세에서 “총리가 되면 핵무기를 미국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핵무기는 독일 서부 아이펠 지역의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슐츠는 "연방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재군비 소용돌이에 침묵해선 안 된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에 국내총샌산(GDP) 2% 규모의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는 미국 측을 비판했다. 그는 “방위비로 증액될 돈은 학교와 지역 발전, 사회간접자보 확충 등에 쓰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