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윌리엄 왕세손 “다이애나 사망하자 엘리자베스 여왕이 신문 다 치웠다”

중앙일보

입력

영국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가 “다이애나빈 사망 후 할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우리를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려고 했다”며 “어머니 죽음을 다룬 신문을 모조리 치웠다”고 밝혔다.

윌리엄 왕세손ㆍ해리 왕자, BBC 다큐 인터뷰 #“할머니가 신문 치우고, 우리 보호하려 애썼다”

윌리엄 왕세손은 BBC방송이 27일 방송 예정인 다큐멘터리 ‘다이애나, 7일’인터뷰에서 “할머니는 어머니의 사망 사고 직후 우리를 스코틀랜드의 발모랄성으로 데려갔다”며 “어머니 죽음을 다룬 신문을 우리가 볼 수 없게 할머니는 필사적으로 신문을 치웠고, 우린 한동안 세상이 어머니 죽음에 대해 뭐라고 떠드는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발모랄성은 엘리자베스 여왕 소유의 영지로, 그가 즐겨찾는 곳이다.
윌리엄  왕세손은 “할머니가 우리를 런던에서 벗어나게 한 덕분에 기자들이 없는 호젓한 환경 속에서 대중과 격리돼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치유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20년 전 다이애나빈의 장례식에 참석한 윌리엄, 해리 왕자, 찰스 왕세자. [BBC 캡처]

20년 전 다이애나빈의 장례식에 참석한 윌리엄, 해리 왕자, 찰스 왕세자. [BBC 캡처]

해리 왕자는 “당시 아버지 찰스 왕세자도 충격을 받은 우리들을 위로하려고 무던히 애썼다”고 기억했다. 그는 “엄마가 죽었다는 걸 자식한테 얘기하는 것만큼 힘든 게 있겠느냐”며 “아버지는 당시 최선을 다했다”고도 했다.

형제는 발모랄성에서 런던으로 돌아와 다이애나빈의 장례식에 참석한 당시 소회도 밝혔다.

윌리엄 왕세손은 “15세, 12세 밖에 안 된 손주를 어머니 장례식에 참석케 결정한 할머니의 마음도 편치 않았을 것”이라며 “나 역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왕으로서 할머니의 결정을 이해한다”고도 했다.

20년 전 다이애나빈의 장례식에 참석한 필립 에드워드 공작, 윌리엄 왕자, 다이애나빈의 동생 얼 스펜서, 해리 왕자, 찰스 왕세자(왼쪽부터). [BBC 캡처]

20년 전 다이애나빈의 장례식에 참석한 필립 에드워드 공작, 윌리엄 왕자, 다이애나빈의 동생 얼 스펜서, 해리 왕자, 찰스 왕세자(왼쪽부터). [BBC 캡처]

해리 왕자는 지난 6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선 “세상의 어떤 아이도 어린 나이에 어머니 장례식에 참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당시 고통스러웠던 심경을 토로했으나, 이번 인터뷰에선 “할머니 결정의 옳고 그름을 따질 문제는 아니다. 돌아보면 왕가의 일원으로서 장례식에 참석한 게 바람직했다”고 말했다.

얼마 전 다이애나빈의 동생인 얼 스펜서가 “영국 왕실이 강제로 윌리엄ㆍ해리 왕자를 다이애나빈 장례식에 참석시켰다”고 비난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BBC는 다이애나빈이 사망했을 당시 영국 수상이었던 토니 블레어도 인터뷰했다.
그는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다이애나빈의 사망 소식을 처음 전달했다. 여왕은 매우 슬퍼하면서도 침착했다”며 “다이애나빈의 죽음으로 인한 시민들의 분노가 왕실로 향할지 걱정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