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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문제는 인력 미스매치…중소기업 인력 미충원율 대기업의 3배

중앙일보

입력

올 1분기 구인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만1000명(3.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3분기까지의 기업 채용계획 인원은 전년보다 5000명가량 줄었다. 심각한 인력 미스매치도 여전했다. 올 1분기 동안 사업체의 적극적인 구인에도 불구하고 인력을 충원하지 못한 미충원 인원이 전년보다 3.4% 증가했다. 특히 금속 가공 등 뿌리산업 중소기업의 경우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채용 규모 모두 늘었지만 #일할 사람 못구해 미충원율도 상승 #대기업은 4.6%, 중소기업은 12.6% #뿌리산업 중심 구인난 심각 #2~3분기 예상채용은 전년보다 1.5% 감소 #중소기업은 아직 경기 회복 체감 못하는 듯

5월 17일 대구 엑스코에서 ‘2017년 청년ㆍ중장년 채용박람회’ 참가한 구직자들이 채용정보를 살피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5월 17일 대구 엑스코에서 ‘2017년 청년ㆍ중장년 채용박람회’ 참가한 구직자들이 채용정보를 살피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고용노동부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7년 상반기(4월 기준)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인력 충원, 부족 현황 및 채용계획 등이 포함된 조사다. 이에 따르면 올 1분기 5인 이상 사업체의 구인 인원은 85만명, 채용 인원은 75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3.8% 증가했다. 구인 인원은 조사 기간 중에 대외적으로 모집한 사람의 숫자다. 최초 모집 공고를 할 때 공표한 모집인원을 의미한다. 채용 인원은 구인 인원 중에 채용이 확정되거나 채용된 사람을 말한다. 직종별로는 경영·회계·사무 관련직(10만8000명), 교육 및 자연과학·사회과학 연구 관련직(9만1000명), 보건·의료 관련직(7만명) 순으로 구인 인원이 많았다.

1분기 미충원 인원은 9만4000명이었다. 미충원 인원은 기업이 적극적으로 구인에 나섰음에도 채용하지 못한 숫자를 의미한다. 이에 따른 미충원율(전체 구인인원 중 미충원 인원 비중)은 11%로 전년 동기와 같았다. 미충원 인원이 가장 많은 건 제조업으로 3만6000명이나 됐다. 특히 뿌리산업에 해당하는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6000명), 금속기공제품 제조업(5000명)에 미충원이 많았다.

자료:고용노동부

자료:고용노동부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미다. 운수업이 1만6000명으로 뒤를 이었는데 특히 운수업은 미충원율이 36.5%에 달해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기업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기업의 미충원율이 12.6%, 300인 이상은 4.6%였다. 간격이 좁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중소기업의 구인난이 훨씬 심각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인력 미스매치의 이유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23.8%), ‘구직자가 기피하는 직종이기 때문’(16.5%) 순으로 많았다. 직능수준이 높을수록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학력·자격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이란 응답이 많았다.

자료:고용노동부

자료:고용노동부

취업 한파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4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기업이 채용할 것으로 계획한 인원은 30만8000명이었다. 전년 동기에 비해 1.5% 줄어든 규모다. 직종별로는 경영·회계·사무 관련직이 3만8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운전 및 운송 관련직(3만6000명)과 환경·인쇄·목재·가구·공예 및 생산 단순직(2만8000명)이 뒤를 이었다. 기업규모별로는 300인 미만(27만4000명)이 300인 이상(3만3000명)에 비해 채용계획인원이 많았다.

자료:고용노동부

자료:고용노동부

그러나 전년과 비교하면 300인 미만은 1.9% 감소하고, 300인 이상은 1.8% 증가한 것이다. 곳곳에서 경기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중소기업이 고용을 늘리기엔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다. 곽희경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300인 이상 사업체의 채용계획인원은 2010년 크게 증가한 이후 2011년부터 정체가 지속되고 있고, 300인 미만 사업체는 2015년 이후 증가했다가 올 들어 다시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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