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부부 경찰 조사 출석연기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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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중앙포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중앙포토]

회사 자금으로 자택 인테리어 공사를 한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부가 경찰에 출석 연기를 요청했다. 경찰은 조 회장에게 24일 오전 10시,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이사장에게 25일 오전 10시 각각 소환 통보를 한 상태였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3일 “어제 조 회장 측에서 변호인을 통해 연기요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 회장 부부는 현재 미국에 머무르고 있으며, 신병치료와 간호를 이유로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 회장 부부 측은 경찰에 “입국하는 대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찰은 조 회장 측으로부터 진단서를 제출받아 검토한 뒤 추후 소환 일정을 다시 조율할 계획이다. 경찰은 2013년 5월∼2014년 8월 조 회장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될 당시 공사비용 중 상당액을 대한항공의 ‘인천 그랜드 하얏트호텔 웨스트 타워’ 신축 공사비에서 빼돌려 쓰는데 가담한 혐의로 이 회사 고문 김모(73)씨를 지난 16일 구속했다.

경찰의 이번 수사는 조 회장 자택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한 K사의 세무비리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시민단체에서 제보를 받아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은 한진그룹 관련 범행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달 8일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조 회장의 자택 인테리어 공사를 맡은 K사는 영종도 호텔 공사업체와 동일한 곳이다.

경찰은 한진그룹과 더불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삼성 일가 자택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도 유사한 비리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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