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연쇄 차량 테러를 일으켰다가 체포된 4명의 테러 용의자들의 22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법정에 섰다. 이들 중 한 명은 차량 테러보다 훨씬 더 큰 테러를 계획했다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EFE통신 등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용의자들은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로 압송돼 대테러법원에 나왔다. 모로코 국적의 드리스우카비르와 모하메드 훌리셰말, 모하메드 알라, 살라 알 카리브 등 4명이다.
이날 대테러법원은 삼엄한 경비하에 약 70여분 동안 용의자들에 대한 심리를 진행했다. 현지 검찰에 따르면 바르셀로나 차량 돌진 테러 직후 체포된 드리스우카비르는 범인들이 렌터카 업체에서 2t짜리 피아트 승합차를 빌리는 데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량에서 그의 여권이 발견됐지만, 드리스우카비르는 자신의 사망한 동생인 무사 우카비르가 자신의 신분증을 도용해 차를 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함께 법정에 선 모하메드 훌리셰말은 이날 진행된 심리에서 수사 판사에게 자신들이 저지른 연쇄 차량 테러보다 훨씬 큰 규모의 공격을 계획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스페인 경찰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무장 단체인 이슬람국가(IS) 테러리스트들이 주로 사용하는 고성능 액체폭탄 TATP(트라이아세톤 트라이페록사이드)를 제조해 차량에 싣고, 군중이 모인 장소로 돌진해 폭발하도록 하는 수법이나 자살폭탄 조끼를 착용한 뒤 테러를 가하는 식의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에 출석한 나머지 용의자 2명은 모하메드 알라(27)와 살라 알 카리브(34)다. 모하메드 알라는 테러범들이 거주해온 소도시 리폴의 자택에서 체포됐다. 2번째 차량 테러인 캄브릴스 테러에 이용된 아우디 A3 승용차의 주인이다.
10대 청소년과 20대 초반 청년 등 총 12명으로 구성된 이들의 스페인 연쇄 테러는 바르셀로나 차량 테러의 운전자로 지목된 22살 유네스 아부야쿱이 21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서쪽 와인 농가 인근에서 경찰에 사살되며 막을 내렸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