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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학자 "일본 정부가 모방판 지도로 '독도는 일본땅' 주장"

중앙일보

입력

구보이 노리오 박사. [연합뉴스]

구보이 노리오 박사. [연합뉴스]

일본인 학자가 일본 정부의 '독도는 일본땅' 주장에 대해 '모방판 지도'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구보이 노리오(75) 박사는 22일 부산 코모도호텔에서 저서 '독도의 진실' 한글판 출판기념회를 열고 일본 고지도 33점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공개된 지도 중 9점은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다. 구보이 박사는 평생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연구해 온 역사학자다.

구보이 박사는 "일본 외무성은 독도와 일본 영토의 색깔이 같은 일본여지노정전도의모방판(해적판)을 홈페이지에 게재해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지도 등의 사료는 반드시 원본이 우선이지, 출처가 불분명한 해적판을 기준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일본여지노정전도는 일본인 나가쿠보세키스이가 1775년부터 총 5차례에 걸쳐 만든 지도다. 정규판의 경우 4판까지는 독도와 당시 조선반도가 같은 색깔로 돼 있다. 일본과는 색깔이 다르다. 5판 지도에서는 일본 영토에서 독도와 울릉도가 빠져 있다.

이에 구보이 박사는 "한 일본인이 무단으로 울릉도에 건너간 사건 이후 제작된 5판 지도에서는 일본 영토에서 아예 독도와 울릉도를 빼버려 일본 영토가 아님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구보이 박사는 이외에 조선다케시마도항시말기 지도, 삼국통람도설, 일본 메이지 정부가 작성한 공지도인 신개정만국전도 등에서 독도는 당시 조선 땅과 같은 색으로 돼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다케시마(울릉도) 외 하나의 섬(독도)은 일본과 관계가 없음을 명심할 것'이라는 지도 작성요령이 적힌 대일본전도는 당시 메이지 정부가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구보이 박사는 말했다. 대일본전도는 메이지 정부가 처음 제작한 공식 영토지도다.

일본에서 역사 교사로 일하며 한일 역사를 공부한 구보이 박사는 도쿄, 오사카, 교토 등의 유명한 고서점 등지에서 고지도를 수집해왔다.

구보이 박사는 "나는 역사의 진실을 추구하는 학자"라며 "일본 정부를 비판해 그동안 일본 국민에게 항의를 받기도 했지만 독도가 한국땅이라는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말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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