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해도 된다더니 대국민 사기극” 여당도 식약처 대처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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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안심하라고 해도 누가 믿겠나.”(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복지위 ‘살충제 계란’ 업무보고 #“처장이 헤매면 안 돼 … 공부해야” #식약처장 “국내산 안전” 발언 사과

“현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드립니다.”(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16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업무보고에선 ‘살충제 계란’ 유통 관리 담당부처인 식약처에 질타가 쏟아졌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의원들은 “식약처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 처장은 ‘죄송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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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보고에선 류 처장의 안일한 문제인식이 도마에 올랐다. 류 처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산 계란과 닭고기를 모니터링했는데 피프로닐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안심하고 생활해도 문제없다”고 말한 바 있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안심해도 된다는 발언이 5일 만에 대국민 사기극으로 판명 났다”고 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류 처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무책임한 발언을 한 것을 문제 삼아 오후 늦게 업무보고를 거부하고 퇴장했다.

기동민 의원은 국회에 출석한 식약처 공무원들과 식약처장을 함께 비판했다. “식약처 공무원들은 (처장이) 나와 헤매게 하면 안 된다. 날밤을 새워서 공부라도 하고 나와야 한다.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리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게 식약처장의 위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류 처장은 세부적 통계나 조사 상황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쩔쩔맸다. 성일종 한국당 의원은 “식약처장이 내용도 모르고 버벅거리면 국민이 더 불안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승희 의원도 “(식약처) 수장이 계란이 도매상으로 갔는지, 소매상으로 갔는지도 모르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닭고기, 수입 계란 등에서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권미혁 민주당 의원이 ‘알을 낳는 산란계가 유통되느냐’고 질문하자 류 처장은 “안 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권 의원이 “국민은 시장에 가서 노계를 사 먹는다. 안일하게 대응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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