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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북 전략군, 3년 전 이동식 발사대 100대 미사일 800기 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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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가운데)과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왼쪽 첫째)이 2016년 6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인 ‘화성-10형(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노동신문]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가운데)과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왼쪽 첫째)이 2016년 6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인 ‘화성-10형(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노동신문]

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북한의 ‘전략군’이 2014년 창설 당시 3개 여단으로 편성돼 이동식 발사대(TEL) 100여 대, 미사일 800여 기를 보유한 것으로 군 당국이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2014년 군 당국 평가서 입수 #스커드·노동·무수단 3개 여단 벨트 #각각 한국·일본·괌까지 표적 삼아 #레이더 기지 노리는 확산탄도 운영 #현재 이동식 발사대 250대로 증가

중앙일보가 입수한 군과 정보당국의 2014년 비공개 북핵 평가회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전략군엔 ▶스커드미사일 여단 ▶노동미사일 여단 ▶무수단미사일 여단 등 특정 미사일을 배치한 부대 3개가 속해 있다. 전략군 예하 3개 미사일 여단은 서로 다른 작전 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군 당국은 분석했다.

평가자료에 따르면 스커드미사일 여단은 북한이 휴전선 인근에 배치한 전방 군단의 지역 바로 위쪽에 주둔하고 있고, 사거리 50~1000㎞의 스커드미사일로 한국 전역을 사정권 안에 뒀다.

사거리 300~1300㎞인 노동미사일을 보유한 노동미사일 여단은 북한의 북부에 배치됐다. 군 관계자는 “노동미사일은 일본의 주일미군 기지를 타격해 유사시 미군이 한반도에 증원 전력을 보내는 것을 차단하려고 북한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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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지역에 배치한 무수단미사일(사거리 500~3500㎞) 여단은 ‘일본과 괌, 대구 이남 공격 가능’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했다. 2014년부터 북한이 괌 공격을 상정했다는 의미다. 괌은 미 태평양사령부 소속 해·공군 기지가 있고, 북한이 두려워하는 전략 자산인 B-1B와 B-52H 등 전략폭격기의 기지이기도 하다.

군 소식통은 “북한은 이처럼 미사일의 사거리와 목표에 따라 세 개의 ‘미사일 벨트’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전략군 편제가 상세히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전략군은 원래 육군 산하의 미사일지도국으로 시작됐다.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영용한(영웅스럽고 용감한) 육·해·공군 및 로켓 전략군”을 언급하면서 처음 존재가 노출됐다.

이후 2014년 6월 명칭이 전략군으로 바뀌었다. 군 당국은 전략군이 실질적으로 독립한 시점을 2014년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일 미국의 괌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으로 포위사격하겠다고 엄포를 놨던 김락겸 상장은 2014년 2월 15일부터 이 부대 사령관을 맡고 있다.

군 당국은 평가자료에서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KN-08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KN-08은 2012년 4월 15일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지만 북한은 이후 한 번도 실제 발사하지 않았다. 대신 ‘백두 엔진’이라는 신형 액체형 엔진을 갖고 화성-12형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을 개발했다.

군 당국은 자료에 북한의 ‘정밀 유도탄’과 ‘확산탄’ 운영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밀 유도탄은 최근 스커드-ER 미사일을 개조한 대함탄도미사일(ASBM)을 지칭한 것이라고 당국자는 설명했다. 정밀 유도탄은 유사시 바다를 통해 들어오는 미군의 증원 전력에 위협이 될 수 있다.

확산탄은 탄두가 직접 목표물을 타격하는 게 아니라 일정 상공에서 수백 개의 자탄을 쏟아내 폭격하는 방식의 미사일이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미사일이 주로 확산탄두를 탑재하지만 넓은 지역의 목표를 제압할 때도 확산탄을 사용한다. 북한은 확산탄으로 한국과 주한미군의 공군 기지는 물론 주요 레이더 기지를 노릴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자료의 작성 시점이 3년 전인 만큼 미사일 기수나 TEL 대수는 이후 증강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TEL의 경우 최근 미국 국방정보 탄도미사일 분석위원회(DIBMAC)의 ‘탄도·순항미사일 위협’ 보고서에 따르면 250대 미만으로 증가했다.

정용수·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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