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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 다리 풀린 은퇴 레이스, 새벽까지 술판 탓?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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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볼트가 은퇴 경기를 앞두고 파티에서 술을 마시고 여성과 춤추는 모습이 공개됐다. [사진 더 선]

볼트가 은퇴 경기를 앞두고 파티에서 술을 마시고 여성과 춤추는 모습이 공개됐다. [사진 더 선]

‘육상의 신’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의 마지막은 추문으로 얼룩졌다.

400m 계주 앞두고 바비큐 파티 #밤새 술마시고 춤추는 모습 공개 돼 #경기 중 트랙서 쓰러져 씁쓸한 퇴장 #볼트 “알리도 마지막 경기서 졌다”

영국 매체 더 선은 ‘볼트가 400m 계주 경기를 앞두고 바비큐 파티에서 술을 마시고 여성들과 춤을 췄다’고 보도하면서 파티를 즐기는 볼트의 모습을 14일 공개했다. 두 장의 사진에는 낯선 여성과 춤을 추고, 술잔을 들고 돌아다니는 볼트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더 선은 볼트의 마지막 레이스(13일 400m 계주 결승) 며칠 전에 촬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더 선은 “런던 서부에 있는 볼트 가족의 집에서 파티가 열렸다. 볼트는 모든 사람에게 ‘안녕’이라고 인사했고, 여성들에겐 계속 추파를 던졌다. 그는 다음 날 아침 6시까지 그곳에 있었다”고 전했다.

이 파티는 지난 4월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저메인 메이슨(영국)을 추모하는 행사였다. 자메이카에서 태어난 메이슨은 지난 2008년 아버지 국적을 따라 영국 높이뛰기 대표로 뛰었다. 메이슨이 사망한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볼트는 “충격이 커서 3주 동안 훈련을 하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볼트가 14일 끝난 런던 세계육상선수권에서 하나의 금메달도 따지 못한 중요한 이유도 훈련 부족으로 꼽히고 있다. 볼트는 지난 6일 100m 결승에서 3위에 그쳤고, 은퇴 전 마지막 레이스인 13일 400m 계주 결승에선 부상으로 쓰러졌다. 전문가들은 볼트가 친구 메이슨의 사망 이후 충격을 견디지 못해 부진한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더 선은 ‘볼트가 파티에 참석한 다음 날 400m 계주를 뛰다 왼 허벅지 뒤 근육 급성 경련을 일으켰다’며 파티에 참석한 것이 경기력에 악영향을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세계선수권에서 역대 가장 많은 금메달(11개)을 딴 것은 물론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8개를 땄던 볼트는 트랙 밖에선 숱한 염문을 뿌렸다. 리우 올림픽 직후에는 브라질 여대생과 침대에서 껴안은 모습을 담은 사진이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공개됐다. 다른 여자와 신체를 접촉하며 춤추는 영상도 유포됐다. 볼트는 당시 여자친구인 모델 케이시 베넷(자메이카)과 화해하기 위해 올림픽 폐회식에 불참하고 급히 귀국했다. 볼트와 베넷은 그해 9월 약혼식을 올렸다는 뉴스가 전해졌으나 결혼 소식은 아직 없다.

더 선의 보도가 나온 14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볼트를 위한 은퇴식을 열었다. 볼트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 복싱 영웅 무하마드 알리도 마지막 경기에서는 졌다”고 말했다. 은퇴 후 계획에 대해 그는 “지금은 파티를 즐기고 맘껏 술을 마시고 싶다. 앞으로는 순위를 가리는 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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