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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거대한 군함도” 제주서도 일제 강제 노역 다시 거론

중앙일보

입력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의 모습. 일제 군비행기를 놔두는 격납고 시설이 보인다. 오른쪽은 '가마오름 동굴진지' 강제노역 전시물[연합뉴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의 모습. 일제 군비행기를 놔두는 격납고 시설이 보인다. 오른쪽은 '가마오름 동굴진지' 강제노역 전시물[연합뉴스]

일제의 강제노역을 다룬 영화 ‘군함도’가 개봉해 제주도에서도 최근 들어 일제 강제노역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연합뉴스는 제주 시민단체들이 강제징용 노동자 상을 최근 건립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제 강점기 하 강제 동원 피해 진상 규명 위원회는 1944년 제주도 당시 인구의 20%가량인 4만여 명이 동원 대상으로 봤다.

 일제는 1940년대 초반 미국과 전쟁 위기감에 일본 본토 방어를 위해 제주에 방어용 군사시설물을 집중적으로 구축했다. 제주 섬을 군사 요새화하며 도민들을 강제 동원했다. 1944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인근의 알뜨르비행장 확장 공사에 징용된 김웅길(1928년생 서귀포시 남원 출신)·김효종(1928년생 제주시 구좌 출신)씨는 “강제 징용돼 흙 운반 일을 하다가 도로꼬(궤도차)에 깔려 다치거나 죽은 사람도 있다”, “일을 못 하면 감태 줄거리로 구타당했어. 눈 주변을 심하게 맞아 그 충격으로 시력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태평양전쟁기 제주도 주둔 일본군과 군사시설[사진 강순원 제주대 석사논문]

태평양전쟁기 제주도 주둔 일본군과 군사시설[사진 강순원 제주대 석사논문]

제주 알뜨르비행장은 60만㎡ 규모다. 땅속을 파고들어 간 기다란 진지동굴은 당시 700개가 넘게 조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는 2008년 일제 강제동원 피해 신고자 2784명 중 544명(19.5%)이 후유장해를 앓다 사망하거나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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