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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피서객 목숨 앗아가는 너울성파도와 이안류, 황당한 안전사고 급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2일 강원 고성군 토성면 봉포리 한 해변에서 바다에 빠진 40대 남성을 피서객들이 인간 띠를 만들어 구조하고 있다. [고성=연합뉴스]

지난 12일 강원 고성군 토성면 봉포리 한 해변에서 바다에 빠진 40대 남성을 피서객들이 인간 띠를 만들어 구조하고 있다. [고성=연합뉴스]

13일 오전 6시20분쯤 강원 고성군 송지호 해수욕장에서 김모(39·경기 용인시)씨가 2m 높이의 너울성 파도에 휩쓸렸다. 의식을 잃은 김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김씨는 이날 일행 2명과 송지호 해수욕장을 찾아 물놀이하다가 변을 당했다.

고성 송지호 해변서 30대 남성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숨져 #삼척서도 20대 4명 높은 파도에 휩쓸려 1명 숨지고 3명 구조 #부산에서는 이달 초 이안류(역파도)로 인해 70명 구조되기도 #전문가들, 이안류 만나면 물의 흐름 약해질 때까지 기다릴 것

이날 동해안에는 2m 안팎의 높은 너울성 파도가 쳐 바닷물이 해안도로를 덮쳤다.

동해안에서 너울성 파도로 인한 물놀이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너울성 파도는 국부적인 저기압이나 태풍 중심 등 기상현상에 의해 해면이 상승하여 만들어지는 큰 물결이다. 대체로 잔잔하게 다가오다가 방파제 등에 부딪히면서 위력이 수십 배로 커진다.

지난 12일 강원 고성군 토성면 봉포리 한 해변에서 바다에 빠진 40대 남성을 피서객들이 인간 띠를 만들어 구조하고 있다. [고성=연합뉴스]

지난 12일 강원 고성군 토성면 봉포리 한 해변에서 바다에 빠진 40대 남성을 피서객들이 인간 띠를 만들어 구조하고 있다. [고성=연합뉴스]

지난 12일 오전 10시30분쯤 삼척시 근덕면 부남 해수욕장에서도 물놀이하던 20대 4명이 높은 파도에 휩쓸렸다.
이 사고로 성모(27·서울)씨가 실종돼 수색에 나선 동해해양경찰서 소속 구조헬기와 경비함정에 의해 약 40분 만에 구조됐다. 성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다행히 갯바위 등에 고립돼 있던 박모(27·서울)씨 등 3명은 무사히 구조됐다.

물놀이하다 파도에 휩쓸린 40대 남성이 주변 피서객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
지난 12일 오후 2시10분쯤 고성군 토성면 봉포리 인근 해변에서 물놀이하던 김모(45·경기 양주시)씨가 파도에 밀려 먼바다로 떠내려갔다. 당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여러 사람이 서로의 손을 잡아 인간 띠를 만들었고 김씨를 구조했다.

지난 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앞바다에서 이안류(역파도)가 발생해 피서객들의 입욕이 통제됐다. 송봉근 기자

지난 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앞바다에서 이안류(역파도)가 발생해 피서객들의 입욕이 통제됐다. 송봉근 기자

이안류로 인한 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지난달 31일 오후 1시10분쯤 이안류(역파도)가 발생해 피서객 70여 명이 파도에 휩쓸렸다가 119 수상구조대에 구조됐다.

이안류는 해안을 향해 들어오는 일반적인 파도와 달리 해류가 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급격히 빠져나가는 현상이다. 피서객을 바다로 끌고 들어가기 때문에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는 위험이 높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너울성 파도로 인해 수영이 금지되자 아쉬워 하고 있다. 중앙일보 DB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너울성 파도로 인해 수영이 금지되자 아쉬워 하고 있다. 중앙일보 DB

전문가들은 너울성 파도와 이안류를 만났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최대한 침착하게 물의 흐름이 약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이안류를 정면으로 거슬러 절대 헤엄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면서 “이안류의 흐름을 따라 침착하게 기다리다 물살이 약해지는 지점에서 45도 방향으로 헤엄쳐 빠져나가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고성·삼척=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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