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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천상의 꽃길, 계방산

중앙일보

입력

가을이 시작된다는 입추가 지났다. 계절을 속일 수가 없다. 이제 아침저녁으로 제법 시원하다. 낮에는 여전히 한여름 불볕더위지만, 해발고도가 1000m가 넘는 강원도 지역의 높은 산들은 벌써 가을 채비에 들어갔다. 활엽수림이 울창한 산길을 걷다 보면 여름꽃이지만 가을스러운 야생화가 눈에 들어온다.
눈꽃산행지로 유명한 계방산을 걸었다. 계방산(1,579m)은 강원도 평창과 홍천 지역에 걸쳐 있고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에 이어 남한에서 5번째로 높은 산이다. 계방산은 야생화를 비롯한 희귀식물들이 많아 지난 2011년 생태보존지역으로 지정돼 오대산 국립공원과 함께 관리된다.
가을로 가는 계방산의 야생화 꽃길을 카메라에 담았다.

연분홍색의 큰새잎쥐손이 꽃은 산행길 내내 동행한다.

한번 등산길로 접어들면 나올 때까지 하늘과 해를 몇 번 볼 수 없을 정도로 숲이 울창하다. 이른 아침 산행을 하기 위해서는 바람막이 재킷은 필수다.

종 모양의 보랏빛 꽃을 피우는 모싯대. 뿌리는 약재로 쓰인다.

흰색의 꽃을 피운 모싯대.

운두령에서 계방산 정상으로 가는 길목의 전망대에서 만난 풀이한 곳으로 누워 있다. 여름 내내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렸을 텐데 빗으로 빗어 놓은 것처럼 한 방향으로 누워 있다. 땅에 바짝 엎드려 살아가는 식물들이 계절을 먼저 아는 것 같다.

말나리꽃. 사람들의 시선이 그리웠을까! 등산로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웠다. 벌을 유혹하기 위해 말나리 꽃술이 개구리 혀처럼 밖으로 길게 나와 있다.

말나리꽃

스님을 기다리던 동자승이 죽어 꽃이 되었다는 전설을 가진 동자꽃(오른쪽)이다.

참취.봄에는 나물로 여름엔 꽃으로 만난다.

참조팝나무꽃이 만개했다. 무당벌레가 먼저 날아와 앉아 있는 꽃에 '불청객'인 등에가 앉으려 한다.

계방산 정상에 종 모양의 하얀 잔대꽃이 만개했다. 이곳 정상의 밤 기온은 영상 13~15도 까지 내려간다. 꽃은 하루라도 빨리 수정을 해야하는 절박한 시간이 다가왔다.

계방산 정상의 넓은 공터는 잡목이 없고 오직 야생화만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인위적으로 꾸며지지 않은 자연속 야생화를 앵글에 담으려는 아마추어 작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계방상 정상에 긴산꼬리풀이 만개했다.

계방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발아래로 펼쳐진 산맥을 굽어 보고 있다.정상에 서면 사방팔방으로 장엄한 산맥들이 시원스럽게 보인다. 북으로는 방태산, 설악산, 소계방산이 장쾌하게 펼쳐지고 남으로는 태기산, 발왕산, 가리왕산 등이 보인다.사진·글=김상선 기자(kim.sang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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