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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과 실처럼 자폐 여동생 동행, 따뜻한 오빠 조던 스피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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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조던 스피스. [USA Today Sports=연합뉴스]

조던 스피스. [USA Today Sports=연합뉴스]

8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 골프장.

시즌 마지막 메이저 PGA 챔피언십 #연습 라운드 함께 돌며 열심히 설명 #대회 우승 땐 최연소 그랜드 슬램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 연습 라운드에 나선 세계 2위 조던 스피스(24·미국·사진)의 옆엔 여동생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여동생과 함께 다정하게 그린 위를 걸어가는 스피스의 모습에선 최연소 그랜드 슬램이라는 큰 도전을 앞뒀다는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PGA투어는 8일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스피스가 16세 여동생 엘리 스피스와 함께 연습 라운드를 하는 장면을 소개했다. 퍼터를 옆구리에 낀 채로 엘리에게 뭔가를 설명하는 모습에선 다정한 오빠 같았다. 그러나 스피스의 이같은 모습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자신보다 여덟 살 어린 엘리에 대한 ‘큰 오빠’ 스피스의 애정이 유독 남다르기 때문이다.

스피스는 지난 2015년 TV 토크쇼 프로그램에서 여동생 엘리에 대해 “하늘에서 온 천사다. 엘리는 우리 가족에서 가장 특별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엘리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선천성 신경이상에 따른 자폐증세 때문에 지능이 5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선천성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아픔을 갖고 있는 엘리를 스피스는 평소 따뜻하게 보듬는다. 스피스는 “엘리를 보면 겸손해진다. 내게 영감을 주는 존재”라고 말했다. 그는 2013년 프레지던츠컵 출전으로 얻은 상금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하는가 하면 지적발달 장애인들의 올림픽 축제인 스페셜 올림픽의 국제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엘리의 응원을 받는 스피스는 11일 개막하는 PGA 챔피언십에서 대기록 달성에 도전한다. 2015년 마스터스, US오픈, 지난달 디 오픈 정상을 밟은 스피스는 PGA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하면 타이거 우즈(미국·당시 24세 7개월)가 갖고 있는 남자 골프 최연소 그랜드 슬램(4개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을 깰 수 있다. 스피스의 나이는 대회가 끝나는 13일(현지시간)이면 24세 18일이 된다. 스피스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은 인생의 마지막 목표”라며 “올해 목표 달성에 실패할 수도 있다. 최연소 기록을 의식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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