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드라마속 경찰관 현실왜곡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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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수년 전부터 경찰을 소재로 한 영화가 유행하더니 이 것이 TV로까지 번져 최근에는 경찰이 등장하는 드라마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영화나 TV 드라마가 경찰 업무를 현실적으로 그리지 못해 고생하는 경찰관의 사기를 저하시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우선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된 한 드라마에선 경찰이 근무복을 입은 채 포장마차에서 술 마시는 장면이 나왔다. 또다른 드라마에서는 애인과의 데이트를 위해 순찰차를 이용하는 경찰관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런 것은 현실에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장면과 함께 문제가 되는 것은 정복을 입은 근무자가 무조건 사복을 입은 형사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장면이다. 습관처럼 나오는 이런 장면은 정복 경찰들이 마치 사건 해결에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뒤처리만 한다는 인상을 주게 마련이다.

이는 최일선에서 법을 집행하는 정복 경찰 공무원의 사기를 꺾을 수밖에 없으며 시민에게는 정복 경찰관 경시풍조를 부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드라마에 악의를 가지고 이런 장면을 삽입했으리라 생각지는 않는다. 하지만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중 매체임을 고려할 때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주기 바란다.

김수경.성남 중부경찰서 경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