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9세기 일본 검정교과서 보니...독도는 일본 국경 밖

중앙일보

입력

조선과 일본의 국경을 표기한 19세기 일본의 교과서.

조선과 일본의 국경을 표기한 19세기 일본의 교과서.

독도를 19세기 당시 조선의 땅으로 표기한 일본의 검정교과서가 발견됐다.

한철호 동국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는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가 지난 3일 개최한 월례발표회에서 오카무라마쓰타로(岡村增太郞, 생몰년 미상)가 1886년 편찬한 지리교과서 '신찬지지'(新撰地誌)의 독도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우선, 오카무라마쓰타로가 지은 신찬지지 중 '일본총도'를 보면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해역에 포함된 것으로 표기돼 있다. 조선의 지도 오른쪽 동해 위에 두 개의 섬이 표기돼 있고, 해당 섬들은 조선 쪽으로 그려진 빗금 안에 포함돼 있다.

한 교수는 이에 대해 "조선 동해안에 이름이 적히지 않은 두 섬이 있는데, 빗금을 보면 조선의 영역임을 알 수 있다"며 "시마네(島根)현오키(隱岐) 제도는 일본 쪽으로 빗금 처리가 돼 있다"고 말했다.

독도가 조선의 빗금 영역에 포함된 19세기 일본의 교과서 일본총도. [연합뉴스]

독도가 조선의 빗금 영역에 포함된 19세기 일본의 교과서 일본총도. [연합뉴스]

일본총도의 빗금 표기가 당시 독도가 조선의 땅이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간점 증거라면, 이번에 발견된 신찬지지 권3의 아시아 지도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직접적인 논거가 될 수 있다는 게 한 교수의 견해다.

해당 교과서의 아시아 지도를 보면, 일본의 국경이 붉은색으로 표기돼 있다. 남쪽의 오키나와와 쓰시마 섬, 북쪽의 홋카이도와 오늘날 쿠릴 열도로 불리는 지시마(千島) 열도까지 모두 일본 영토로 표시돼 있다. 그러나 울릉도와 독도 해역은 일본 영토에서 제외돼 있다.

한 교수는 "신찬지지의 아시아 지도에 오키 제도는 있지만, 울릉도와 독도는 그려지지도 않았다"며 "독도를 일본 영토로 인식했다면, 섬을 그려 넣고 국경선을 더욱 올려서 그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치지지의 아시아 지도. 한국과 일본 사이에 국경선은 없으나 독도도 없다. [연합뉴스]

명치지지의 아시아 지도. 한국과 일본 사이에 국경선은 없으나 독도도 없다. [연합뉴스]

당시 일본이 독도에 대해 자국의 영토로 인식하지 않았다는 점은 오카무라마쓰타로가 1892년 내놓은 '명치지지'(明治地誌)에서도 확인된다.

명치지지의 권1에는 일본 각지의 지리 정보를 상세하게 그린 '부현명세도'(府縣明細圖)가 있는데, 시마네현에는 오키 제도만 관할 지역으로 그려져 있다. 시마네현에 속한 섬 중 독도는 없다. '명치지지'의 아시아 지도에도 독도는 표시돼 있지 않다.

신찬지지는 권1은 인가제 교과서였지만, 권2∼4는 일본 문부성이 검증한 교과서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