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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외상이 외무성 직원들에게 "나와 아버지는 다르다"고 강변한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지난 3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단행한 개각에서 외상에 기용된 고노 다로와 그의 부친 고노 요헤이 전 외상, 두 사람의 생각이 얼마나 다른지가 일본 언론에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고노 외상의 부친 고노 요헤이는 관방장관과 외상,중의원 의장 등 요직을 모두 역임했다. 특히 관방장관 시절인 1993년 8월엔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처음으로 인정한 ‘고노 담화’ 를 발표했다. 일본 자민당의 대표적인 비둘기파 정치인이다.
아사히 신문은 “고노 다로 외상도 중국과 한국 등 근린외교를 중시하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부정적인 입장이라는 점에선 부친과 생각이 겹치는 부분도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평화 헌법 개정^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선 두 사람의 입장이 다르다.

고노 다로 일본 외상 [고노 다로 페이스북 캡쳐]

고노 다로 일본 외상 [고노 다로 페이스북 캡쳐]

부친인 요헤이는 헌법개정에 반대입장이다. 그는 지난 5월 한 강연에서 “헌법 9조는 건드려선 안된다. (헌법을 고치려 할 것이 아니라)현실을 헌법에 맞추려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들 다로는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명기하기 위해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개헌에 찬성하고 있다.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 [중앙포토]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 [중앙포토]

아베 총리가 '고노 담화'나 '무라야마 담화' 등 과거 식민지배에 대해 일본이 사과했던 담화를 대체하기 위해 발표했던 '전후 70년 담화'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생각도 다르다. 아버지 요헤이는 지난 2015년 6월 일본기자클럽 회견에서 “93년 고노담화를 낸 이후 십수년간 일ㆍ한 양국간 협력은 잘 진행돼왔다”고 평가했다. 반면 아들은 지난 4일 외상 취임 회견에서 “우리 나라의 입장은 아베 총리가 발표한 '전후 70년 담화', 또 (한국과 일본)양국 정부간 (위안부)합의에 있다. 그 이상 내가 덧붙일 게 없다”고 했다.
 아버지와 자신을 비교하려는 시각에 부담을 느낀 듯 고노 외상은 4일 외무성 직원들에게 "고노 요헤이와 고노 다로는 인간성도 사고방식도 다르다. (고노 요헤이 외상)시절의 경험은 일단 접어두고 이제 고노 다로와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승욱 기자 sswook@joongang.co.kr

4일 외상 취임때 "요헤이 아닌 다로와 함께 해 달라"고 부탁 #아사히 "헌법개정과 위안부 문제에서 부친과 생각 달라"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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